제42화
곧 하도하의 어둡게 굳어버린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성지원의 손에는 아직도 그 수상한 물건들이 들려 있었다.
“저... 저 설명해 드릴 수 있어요.”
성지원은 새빨개진 얼굴로 그 물건들을 황급히 내던지고는 머쓱하게 말했다.
“이건 지난주에 친구가 준 건데요, 도우미가 짐에 넣은 줄은 몰랐어요.”
‘지난주? 문정우와의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던 그 주 아닌가? 하... 이딴 걸 감히 집에 가져와?’
하도하의 표정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시선은 마치 더러운 쓰레기 더미를 보는 듯 혐오로 가득했다.
“당장 이 더러운 것들 치워.”
“네, 지금 처리하겠습니다.”
성지원은 CD 두 장을 집어 들더니 하도하 앞에서 그대로 반으로 꺾어버렸고 남은 것들도 쓰레기통에 던져 넣고는 잽싸게 쓰레기봉투를 들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성지원이 물건을 정리하고 돌아왔을 때 하도하는 이미 방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그녀는 식은땀을 흘렸다.
‘정말 창피해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네. 대체 왜 그런 걸 아직도 가지고 있었던 걸까?’
성지원은 급히 물건들을 정리하고 욕실로 가 씻은 뒤 하우주의 옆으로 돌아가 누웠다.
싸늘한 기운을 온몸에 두른 채 방으로 돌아온 하도하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검은 레이스와 그걸 입고 있는 성지원의 모습이 자꾸 머릿속에 떠오르며 지워지질 않았다.
‘빌어먹을... 그딴 걸 집에 들이다니... 정말 목숨이 두 개라도 되는 건가?’
하도하는 속이 뒤집혔다.
겨우 하루 만에 하우주와 이연자는 성지원의 편으로 돌아섰다.
‘웬만한 여자들은 못 해낸 일인데 성지원은 너무 쉽게 해내네. 더 괘씸한 건 백 집사까지 성지원 편을 들었다는 거야. 하씨 가문에 시집와서 단 며칠 만에 할머니와 아이의 마음까지 얻어낸 여자가 단순할 리가 없지.’
하도하는 하우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얼마나 오래 공들였는지를 떠올리자 괜히 더 속이 답답해졌다.
벽에 설치된 액정 스크린을 켜보니 하우주는 여전히 곤히 자고 있었고 옆에는 가녀린 실루엣 하나가 더 생겨났다.
방금 씻고 나온 모양인지 성지원은 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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