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좋은 엄마를 뒀네.’
오후에 하도하가 외출하고 성지원은 하우주와 함께 조립 블록 놀이를 했다.
똑똑한 하우주는 나이답지 않게 꽤 복잡한 구조물도 척척 만들어냈지만 너무 조용했다.
성지원은 아이가 바깥에서 바람도 쐬고 노는 게 좋지 하루 종일 방 안에만 있는 건 답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우주야, 밖에 꽃이 아주 예쁘게 피었더라. 우리 나가서 잠깐 구경하고 올까?”
성지원이 창밖을 가리켰다.
그 너머엔 작은 호수가 있었고 호숫가에는 갖가지 꽃들이 활짝 피어 있었다.
하우주는 성지원을 빤히 바라보다가 몇 초 후 고개를 저었다.
“우주야, 꽃이 싫은 거야?”
성지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니면 햇빛이 싫은 걸까?”
하우주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다시 고개를 저었다.
“그럼 좋아하는 거네? 그런데 왜 안 나가려고 해?”
하우주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다 다시 고개를 숙이고 조립 블록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우주야, 밖엔 블록보다 훨씬 재밌는 것들이 많아. 말하는 새도 있고 나무 타는 원숭이, 코가 엄청 긴 코끼리도 있고 집보다 더 큰 상어도 있어. 안 나가면 이런 거 절대 못 봐.”
하우주는 외부와의 연결을 완전히 차단한 듯 조용히 자기 세계에 빠져 집중하고 있었다.
하지만 성지원은 포기하지 않았다.
“우주가 밖에 나가기 싫으면 내가 꽃 따올게. 예쁜 꽃 따서 우리 우주 줄게, 괜찮지?”
그 순간 하우주가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그 반응은 성지원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작은 손이 벌떡 올라가더니 방금 막 완성한 블록 구조물을 그대로 내리쳤다.
구조물은 산산조각이 나며 튕겨 나가 방 안에 흩어졌다.
갑작스럽고 격렬한 반응에 자신이 뭘 잘못 말했는지조차 알 수 없었던 성지원은 깜짝 놀라 뒷걸음질 쳤다.
작은 몸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고 조그마한 가슴이 빠르게 오르내렸다.
두 눈엔 마치 작은 맹수 같은 날 선 기운이 담겨 있었다.
“우주야, 내가 나가는 게 싫었어? 그럼 안 나갈게. 화내지 마.”
성지원은 부드럽게 달래며 아이의 반응을 살폈다.
하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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