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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장

김건국도 다소 놀랐다. 아내의 마음이 약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오늘 강이준이 이토록 처참한 몰골로 나타나니 김건국은 아내가 분명 그의 호소에 순순히 응해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이는 안여정이 제일 바라던 결말이니까. “사람은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 반드시 책임을 져야지. 난 분명 얘기해줬고 그때 아랑곳하지 않던 네 모습이 시연이에게 평생의 상처가 됐을 거야. 이제 더 나은 선택지가 있는데 내가 왜 걔를 다시 너라는 수렁으로 끌어들이겠어?” 안여정은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 “강이준, 네가 가진 게 뭐가 있어서 시연이가 돌아오겠어?” 크지 않은 소리로 뱉은 마지막 한 마디가 사람의 마음을 짓눌렀고 강이준은 고개를 숙인 채 낮은 웃음을 내뱉더니 옆의 소파를 붙잡고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사모님은, 한 번도 제 편인 적 없어요.” “강이준!” 김건국은 얼굴을 찡그렸지만 강이준은 개의치 않고 그와 안여정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두 분이 도와주지 않으면 전 다른 방법을 찾을 거예요.” 안여정은 인상을 찌푸리며 호통쳤다. “강이준, 뭐 하려는 거야? 시연이 그만 괴롭혀. 걔가 널 미워하길 바라?” 하지만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김씨 가문을 떠났다. ... 이시연은 엘 타운하우스에서 이틀을 쉬고 정상적으로 회사에 출근했다. 드라마 시작이 얼마 남지 않았고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반예준이 맡은 역할도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야 했다. 지난 이틀 동안 집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지유 덕분에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임지성과 주예은도 몇 마디 전했었다. 회사에 들어서자 평소에도 살갑게 맞이하던 안내 직원이 오늘은 더욱 열정적으로 다가왔다. “이시연 씨, 벌써 출근하셨어요? 참 부지런하시네요.” 시간을 확인한 이시연은 자신이 반시간 정도 지각한 것을 알았다. “...”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 말 없이 위층으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가 닫힐 때까지도 직원은 미소를 머금은 채 언제든 지시만 내리라는 듯이 이시연을 바라보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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