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3장
허소민은 한결 부드러워진 육성재의 눈빛을 잠시 바라보다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시연은 여전히 게임을 하고 있었고, 퀘스트를 넘지 못해 무의식적으로 예쁜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가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를 발견하고는 시선을 들어 올렸다.
순간 육성재가 아직 일 얘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은 채 그녀는 직설적으로 말했다.
“삼촌, 이것 좀 봐줘요. 왜 자꾸 죽는 거예요?”
카드 게임을 하면서 놀고 있던 그녀는 분명 규칙대로 하는 데도 상대를 이길 수 없었고 게임을 열 번 정도 진행했는데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육성재는 망설임 없이 허리를 굽혀 화면 속 캐릭터 카드를 가리켰다.
“이 카드를 먼저 써. 바람계는 팀 전체 공격력의 20%를 더할 수 있어. 이 한 장으로 이 몬스터를 먼저 처치해서 적에게 점수가 넘어가지 않도록 해.”
듣기 좋은 중저음 목소리는 게임을 알려주는 것뿐인데 진지하고 인내심 있는 모습이 마치 중요한 질문에 답하는 것 같았다.
이시연은 그의 말대로 다시 시도했고, 마지막 턴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여전히 적의 피가 자신보다 더 많이 남은 것을 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육성재를 돌아보자 그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이길 수 있어.”
옆에서 허소민은 하도 입술을 깨물어 피가 날 지경이었다. 한 번도 이토록 다정하고 인내심 많은 육성재의 모습을 본 적이 없지만 그래도 그가 정말 이시연을 사랑한다고 믿지 않았다.
주변을 수소문한 결과 조은희가 이시연을 마음에 들어 한단 말에 저 여자가 수작을 부려 조은희를 꼬드긴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육성재와 이시연의 결혼은 그 늙은이가 주선한 게 틀림없다.
그녀가 말을 꺼내며 육성재의 주의를 끌려는 순간 이시연이 마지막 일격을 날렸고 마침내 적군을 처리하는 데 성공했다.
“진짜 넘었어요! 삼촌 대단해요!”
이시연은 기뻐서 펄쩍펄쩍 뛸 뻔했다.
“근데 이 게임 놀아본 적 없는 것 같은데 이 카드가 바람계고 공격치를 더해주는 건 어떻게 알아요?”
그녀가 단순히 질문을 하는 것인데도 눈앞에 남자는 눈동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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