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4장
잠시 망설이던 성미현이 말했다.
“그렇긴 하지. 그냥 호칭일 뿐이고 우리 사이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으니까 앞으로 날 형님이라고 불러.”
“...”
이시연은 입을 벙긋했지만 도저히 형님이라는 말이 입 밖에 나오지 않았고 잠시 애를 쓰다가 결국 포기해 버렸다.
“나중에 천천히 다시 얘기해요.”
조은희와 성미현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걸 보니 일부러 놀리는 게 분명했다.
“쳇!”
육서진이 뒤에서 다가와 씩씩거리며 콧방귀를 뀌었다.
동생으로 생각했는데 감히 내 숙모가 되려고 하다니.
이시연은 그 눈빛의 의미를 알아차리고 식은땀을 흘렸다.
그녀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하객들은 이미 속속 도착했고, 조은희는 이시연을 가운데 단상으로 데리고 갔다.
“저희 막내딸 생일 잔치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다들 얼마 전 소식을 들으셨을 텐데, 그동안 시연이의 정체를 알리지 않았던 이유는 시연이를 보호하기 위해서였고 이제 시연이를 지켜줄 성재가 있으니 조금은 안심이 됩니다. 오늘은 시연이의 생일 파티인 동시에 이 아이를 지켜줄 육씨 가문이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알리는 자리입니다. 그러니 이제 근거 없는 소문은 그만 떠돌았으면 좋겠네요.”
일부러 엄숙한 어투로 말하지 않았지만 그 말이 귓가에 들어오는 순간 사람들을 압도하기 충분했다.
“시연이와 성재의 결혼은 좋은 날로 고를 생각이지만 이변이 없는 한 2, 3개월 안에 진행할 겁니다.”
축하의 목소리가 사방에서 울려 퍼졌고 조용해지자 누군가 외쳤다.
“어르신, 왜 그렇게 서두르시는 거죠? 두 사람 생각이 다를 수도 있지 않나요?”
조은희는 말을 건넨 중년 남자를 힐끗 쳐다보았는데, 그의 집에는 이시연과 비슷한 또래의 딸이 있었고 육씨 가문과 정략결혼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번 밝혀왔었다.
그는 정략결혼 상대가 육성재든 육서진이든 상관없고 딸도 꽤 예뻤지만 안타깝게도 육씨 가문 두 사람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늘 고고하게 늙을 때까지 혼자 살 것만 같던 육성재가 갑자기 결혼을 발표했는데 그 상대가 아무런 집안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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