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1화
순간 나는 숨 쉬는 걸 잊었다.
분명 이제 아무런 감정도 남아있지 않은데, 분명 기억을 잃었는데 그가 예전의 나를 평가하는 걸 들을 때마다 가슴이 저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가슴을 움켜쥐었지만 그에게 들키기 싫었던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왜 모든 걸 잊었는데도, 아무런 감정이 없는데도 본능적으로 가슴이 아픈 거지? 전에 얼마나 사랑했으면 기억을 잃었는데도 본능이 남아있는 거야? 낙인이 아직 남아서 그런가?’
나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이상한 기분을 꾹 누르려 했다. 아무리 아파도 그저 작은 정서에 불과했기에 지금의 나로서는 억제하기 쉬웠다.
“전에 그렇게 꼴 보기 싫었으면 이혼하지 그랬어? 너에게는 쉬웠을 거 아니야.”
나는 덤덤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일부러 나 자극하지 마.”
박윤성은 내 의도를 바로 알아챘다.
“송지연. 이혼은 200억을 벌고 나서 다시 얘기하는 걸로 하지?”
그가 이 일을 강조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나는 끝내 화를 참지 못했다.
“그래 200억. 정말 내가 못 벌 거라고 생각해?”
그는 웃음을 터트리며 나를 힐끔 쳐다봤다.
“지금 능력으로는 달리 평가하지 않을게.”
나를 깔보는 말에 화가 났지만 대꾸하기조차 싫었다. 박윤성은 내가 입을 꾹 다물고 있자 내 볼살을 꼬집었다.
“됐어. 농담은 여기까지. 회사 차리고 싶으면 기회 잡고 잘 놀아봐. 만현 그룹 자원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끌어다 써. 뭐라 할 사람 없을 거야.”
이 말에 나는 잠깐 넋을 잃었다가 힘 빠진 말투로 말했다.
“박윤성, 설마 내가 회사를 차린 게 네 눈길을 끌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거 아니지?”
박윤성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
“그게 아니면 그런 말은 왜 하는 거야?”
나는 너무 피곤했다.
“박윤성, 나 회사에 진심이야. 소꿉놀이하는 거 아니라고.”
그는 끝까지 내가 신경 쓰는 게 뭔지 알지 못했다. 만약 알았다면 그런 말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난 너의 도움을 받고 싶은 생각이 없어. 아직도 모르겠어?”
박윤성이 멈칫하더니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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