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1화
“쯧쯔, 그 자존심 세던 최하준이 어쩌다가 그런 지경이 다 되었어?”
“누가 아니래. 오늘은 완전 재미있겠는데? 최하준 전처도 왔잖아.”
“……”
하객들이 목소리를 낮추어 소곤거렸다.
귀에 그런 소리가 들어오자 하준의 눈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아무것도 안 들리는 것처럼 입을 꾹 다물었다.
맹 의원 부부는 잠시 난처한 얼굴이 되더니 맹 의원이 곧 웃었다.
“어서 오게. 안 그래도 지난번에 우리 딸을 구해준 데 대해서 제대로 감사 표시를 못 했는데.”
송정환도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씨익 웃었다.
“지연이가 누구한테 반했나 했더니 형님이었습니까? 안 됐네요.”
“말조심해!”
맹지연이 송정환을 노려보았다.
“우리 저쪽으로 가서 놀아요. 친구들 소개해 드릴게요.”
하준은 여름을 돌아보려고 했지만 미처 고개를 돌리기도 전에 맹지연이 팔을 잡아끌고 가버렸다.
그 장면을 눈에 담아둔 여름은 울화가 치밀었다.
‘뭐야? 저 인간이 어제는 나한테 집적거리더니 오늘은 맹지연 생일 파티에 와서 둘이 또 착 달라붙어서는.
그러면서 어제는 뭐? 잘 모르는 사이야?
저 거짓말쟁이!’
물론 여름은 자기 기분을 드러낼 수는 없었다.
다들 여름이 하준의 전처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말은 안 해도 주의해서 보고 있을 터였다. 그저 평온한 얼굴로 웃고 있는 수밖에 없었다.
정말 전남편의 행복을 바란다는 얼굴로….
“우린 저쪽으로 가서 놀자.”
윤서가 여름의 손을 잡았다.
“안 그래도 며칠 못 봤잖아? 요즘 뭐 하고 지냈어?”
여름과 윤서는 틈을 봐서 자리를 떴다. 그러나 여름은 멀리 가지 않고 정원 바깥쪽에서 가만히 전면 창을 통해 양유진을 보고 있었다.
“야, 뭐 한다고 그렇게 유진 씨만 쳐다보고 있냐? 벌써 유진 씨한테 홀딱 빠져서 이제 누가 빼앗아 갈까 봐 감시하는 거야?”
윤서가 생글거리며 놀렸다.
“그런 거 아냐.”
여름이 신음을 하더니 결국 윤서의 귀에 대고 사실대로 이야기를 했다.
윤서는 여름의 말을 듣더니 깜짝 놀랐다.
“그럴 리가…. 유….”
여름은 얼른 윤서의 입을 막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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