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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한동욱은 눈치껏 차에서 내려 사람을 불러 주변 수 킬로미터 내를 전부 통제했다. 그 시각, 육해인은 클럽 바를 떠나던 길에 가로등 아래 서 있는 한 남자를 발견했다. 담배를 손에 쥔 채, 길게 늘어진 그림자 아래 서 있는 정민우였다. 하얀 담배 연기 속에서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육해인은 바닥에 떨어진 수많은 담배꽁초를 힐끔 보더니 그가 응시하던 방향으로 시선을 옮겼다. 멀지 않은 곳에 검은 롤스로이스가 정차해 있었다. “설마 아직 미련이 있는 건 아니지?” 그의 말에 정민우는 대답이 없었다. 육해인은 그가 예전에 심민아를 좋아했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열여덟 살의 심민아는 지금처럼 농염한 미인이 아니었지만 마치 작은 요정처럼 맑고 빛나는 존재였다. 학생 시절, 그 귀여운 여후배가 꼬리처럼 따라다니자 그를 비롯한 누구라도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 심민아를 마음에 품었던 정민우는 그 감정을 철저히 감췄다. 하지만 어느 날, 육해인은 정민우의 베개 밑에서 한 통의 편지를 우연히 발견했고 오래도록 써놓고 보내지 못한 그 편지는 정민우의 오래된 비밀을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담배를 꺼내던 정민우의 손이 잠시 멈췄다. 그러나 그는 끝내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왜... 포기해야 하는 쪽이 꼭 나여야 하지? 먼저 민아를 좋아한 건 나였는데.” 육해인은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그래도 민아 씨가 좋아하는 사람은 진호야. 그리고 넌 진호만큼 순수하게 민아 씨를 사랑하는 게 아니야.” 방금 전, 바에서 박진호는 분명 심민아와 선을 긋겠다고 다짐했지만 심민아의 비명소리에 미친 듯이 뛰쳐나갔다. “그때 넌 기다리고 있었지.” 육해인이 조용히 말했다. “민아 씨가 조금 더 위험해진 때를 기다렸다가 마지막에 영웅처럼 나타나려 했던 거잖아.” 정민우는 반박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도 박진호가 그렇게 빠르게 달려 나갈 줄은 몰랐다. 담배를 꺾으며 정민우가 낮게 말했다. “진호가 민아에 대한 사랑이 순수하다고? 웃기지 마. 그 인간 지금 딴 여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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