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1화
지금 심민아의 모습은 정처 없이 떠돌며 놀기만 하는 ‘한량' 같았다.
“나한테 설명할 필요 없어.”
박진호는 겉으로는 신경 쓰지 않는 척했다.
“난 아직 하지 못한 일이 있으니까 오늘 서재에서 잘 거야. 그러니까 먼저 자.”
심민아는 할 말을 잃었다.
“...”
화가 나면 늘 그렇듯 그녀와 각방을 쓰려고 했다. 겉옷을 챙겨 입은 그녀는 서재로 따라갔다. 그가 바쁜 업무를 끝낸 후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잘 설명할 생각이었다. 물론 잊지 않고 난춘환도 챙겼다.
박진호는 책상 앞에 마주 앉아 컴퓨터로 회의를 시작했다. 심민아는 의자를 끌어 그의 옆에 앉았다. 곁눈질로 본 잠옷 밖으로 나온 그녀의 살결에 미간을 구기더니 태연하게 회의를 켰던 노트북을 닫아버렸다. 갑자기 박진호의 화면이 꺼지자 남아있던 임원진들은 당황한 듯 의논했다.
“박 대표님 화면이 왜 꺼진 거죠?”
“그러게요. 혹시 인터넷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요?”
“다들 오늘 대표님 안색을 본 사람이 있어요? 당장이라도 사람을 잡아먹을 것처럼 살벌하던데요.”
“봤어요. 오늘 한 비서가 대표님 앞에서 만두 얘기를 잘못 꺼냈다가 저리도 화가 나신 거지요. 결국 대표님께 1년 동안 만두를 먹지 말라는 금지령을 받게 되었다고 들었어요. 아휴, 한 비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만두인데.”
“어디 그뿐이겠어요. 고 이사가 주말에 친구들과 낚시하러 간다는 얘기를 꺼냈다가 대표님 귀에 들어가서 갑자기 프로젝트 세 개나 맡게 되었잖아요. 낚시는커녕 반년 동안은 야근해야 할 거예요.”
“아니 근데 왜 대표님을 심기를 건드리게 된 거래요?”
“일부러 심기를 건드린 게 아니라 애초에 먼저 심기를 건드린 사람은 방성훈 대표님이에요. 오늘 회사에서 방성훈이라는 이름 석 자를 꺼낸 사람마다 이런 봉변을 당하게 된 것이죠.”
“어이구, 저런. 근데 듣고 보니 조금 웃기네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하하하하!”
“아니, 다들 조용히 하세요. 그러다가 대표님께서 듣기라도 하시면 어쩌려고 그래요!”
“대표님께서 꺼버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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