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화
박진호가 마시기만 한다면 그녀는 그를 침대로 데리고 갈 수 있었다. 그러나 박진호는 그녀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고 계속 회의를 이어갔다.
한참 후 심민아가 또 물었다.
“여보, 출출하지 않아? 내가 국수라도 삶아줄까?”
그녀는 요즘에 김희연에게서 요리를 배우고 있었다. 원래는 아이들을 위해 배우고 있었지만 아무리 배워도 좀처럼 실력이 늘지 않았다. 요즘에야 겨우 간단한 계란후라이를 익혔다.
박진호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그와 회의를 하고 있던 직원들은 당연히 그가 마음이 흔들렸다는 것을 눈치챘다.
“대표님, 오늘 회의는 여기서 끝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이때 그들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뇨. 계속하죠.”
박진호는 서류를 들추며 차갑게 말했다. 경안의 겨울은 아주 추웠다. 특히 밤이면 보일러를 켜지 않고는 잘 수 없는 정도였고 주방의 보일러를 켜두지 않았던지라 냉동고처럼 추웠다. 그런 곳에 그녀가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또다시 거절의 말이 들려왔음에도 심민아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그의 뒤로 다가가 어깨를 주물렀다.
“피곤하지? 내가 어깨 시원하게 해줄게. 손아귀 힘이 세서 내 마사지를 받아 본 사람들은 다 시원하다고 그러더라고.”
회의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던지라 직원들은 두 사람의 모습을 직관하게 되었다.
‘방금 사모님이 한 말은 대표님 심기만 더 건드리는 말이 아닌가?'
역시나 박진호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마사지를 받아 본 사람들이 시원하다고 했다고?'
그녀가 방성훈에게도 마사지를 해주었을 거라는 생각에 조금이나마 풀렸던 마음에 다시 분노가 피어올랐다.
“심민아, 일에 방해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그 말을 들은 심민아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어, 알았어. 미안해.”
그녀는 더는 말을 하지 않았고 가만히 앉아 핸드폰을 보았다. 박진호가 회의를 끝냈을 때 그녀는 이미 소파에 기대어 잠들어 있었다. 방 안이 너무 더웠던지라 심민아는 보일러 온도를 낮춰두었다. 잠옷 치마 밖으로 그녀의 하얀 다리가 나와 있었고 조금 쌀쌀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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