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화
“수술 시작하죠.”
정지안은 진료실에 있는 의사를 바라봤다.
의사는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다섯 살 아이, 박수연을 보고는 참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골수 이식은 큰 수술입니다. 아이가 아직 너무 어린데...”
수술 중 감염되거나 실수가 생기면 박수연은 마비는 물론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었다.
그러나 정지안은 싸늘한 시선으로 그를 내려다보았다.
“부원장으로 승진하고 싶으면 시키는 대로 해요.”
그러자 의사는 더는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는 병원에 20년 넘게 근무했지만 승진도 못 하고 아직까지 부과장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동기들은 이미 다 올라갔건만 자신만 제자리였다.
이 병원은 정씨 가문, 즉 정지안 쪽에서 운영하는 개인 병원이다.
정지안은 약속했다. 자신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올해 안에 부원장 자리에 앉게 해주겠다고.
곧 수술실 문이 닫혔다.
강소라는 정지안을 보며 물었다.
“근데 왜 날 도와주는 거예요?”
사실 그녀도 예전에 박수연에게 따로 연락을 시도해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꼬마는 회유도 협박도 전혀 통하지 않았다. 무릎을 꿇고 사정도 해봤지만 말이다.
그때 박수연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엄마가 그랬어요.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말을 많이 하고 무릎이 까지도록 빌어도 내가 원하지 않으면 절대 동정심 때문에 뭘 하지는 말라고.”
강소라는 도덕적인 죄책감을 들먹이는 동시에 딸이 죽게 될 거라며 박수연에게 죄를 씌우려 했다.
하지만 박수연은 오히려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 엄마가 또 그랬어요.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운명을 타고난 거라고요. 진짜 죽는다면 제가 자주 제사 지내줄게요. 근데 이모, 다섯 살짜리한테 도덕적 압박을 하는 건 좀 찌질한 짓 아닌가요?”
강소라가 별의별 수단을 다 써봤지만 박수연은 끝끝내 골수를 내주지 않았다.
그런 그녀 앞에 정지안이 나타나 자신에게 방법이 있다고 말한 것이다.
정지안은 팔짱을 낀 채 비웃듯 말했다.
“내가 도와주는 건 그쪽이 아니에요.”
그녀는 알고 있었다. 박진호에게 심민아가 어떤 존재인지.
박진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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