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화
손에 쥔 주먹이 다시 한번 수술실 문을 향해 내리쳤다. 그때, 피로 얼룩진 심민아의 손이 한 남자의 큰 손에 덥석 감싸였다.
돌아선 심민아의 뒤엔 박진호가 서 있었다.
“수연이가...”
“나도 알아.”
박진호는 수술실 문에 묻은 핏자국을 바라보며 터져 나오는 고통을 눈빛 속 깊이 눌러 담았다.
그는 고개를 돌려 한동욱을 바라봤다.
그 한 번의 눈빛만으로 한동욱은 즉시 허리춤에서 권총을 뽑아 들더니 수술실 전자 잠금장치를 향해 세 발을 연달아 쏘아댔다.
세 발로 자물쇠가 망가지자 뒤따라온 전문 경호원들이 빠르게 앞으로 나서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심민아는 눈앞에 쓰러진 채 의식을 잃은 딸을 즉시 발견했다.
의사는 그녀의 뒤에 서서 큼직한 주사기를 들고 아이의 골수를 추출하고 있었다.
총구가 이마에 닿는 순간, 의사는 겁에 질려 양손을 들고 있던 주사기를 내던졌다.
딸아이의 허리뼈에 남겨진 주삿바늘 자국을 본 심민아는 숨이 턱 막히며 그대로 쓰러질 뻔했다.
그렇게 어린아이가 벌써부터 골수 추출이라는 고통을 겪고 있다니 믿을 수 없었다.
침대 위에 창백한 얼굴로 누워 있는 아이를 바라보는 박진호의 가슴은 쥐어뜯기 듯 아파왔다.
“박씨 가문 아이 몸에 손을 대? 죽고 싶어서 환장했군!”
한동욱이 탄을 장전하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윽박질렀다.
‘박씨 가문’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의사는 털썩 무릎을 꿇으며 외쳤다.
“대표님, 몰랐습니다! 저 아이가 대표님 딸인 줄 알았다면... 감히 손도 못 댔을 겁니다...”
“삐삐삐...”
박수연의 바이탈 사인 모니터가 붉은 불빛을 내며 알람을 울렸다.
침대 위의 박수연은 온몸을 떨며 생명 징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었다.
의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말도 안 돼, 골수를 조금밖에 추출하지 않았는데...”
아이는 너무 어렸고 척추뼈가 매우 가늘어 골수 추출 자체가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첫 주사에서 아주 소량만 추출한 상태였다.
박진호는 한동욱의 손에서 총을 낚아채더니 그 손잡이로 의사의 뺨을 후려쳤고 이내 총구를 그의 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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