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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축축하고 어두컴컴한 지하 감옥. 쥐와 벌레가 들끓는 그 끔찍한 공간에서, 정민우는 거의 숨이 끊어질 듯한 박진호를 처음 보았다. 그는 박진호를 외면하지 않았다. 손을 내밀었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친구가 되었다. 정민우는 본가 저택에 드나드는 틈틈이 몰래 그를 찾아갔다. 먹을 것을 챙겨줬고 약을 가져다줬고 다친 곳엔 손수 약을 발라주었다.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오랜 시간 그렇게 지냈다. 박진호는 그런 정민우를 믿었기에 어느 날 그에게 한 소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빛 하나 없는 지하 감옥 같은 곳에서 ‘선샤인’ 같은 그녀는 그가 살아남기 위해 붙잡고 있던 유일한 희망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녀가 직접 걸어준 사파이어 목걸이, 언젠가 다시 만나겠다는 약속이 담긴 그 목걸이는 박진호가 버틸 수 있었던 마지막 끈이었다. 그 회상을 끊어낸 건 박진호의 짧은 대답이었다. “맞아. 민아가 바로 그때 그 아이야.” 정민우는 조용히 웃으며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내려놓았다. “그랬구나. 결국 네 말이 맞았어. 이건 내가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네.” 정민우도 심민아를 좋아했다. 쉽게 포기할 수 없었고 수없이 마음을 다잡으며 다시 그녀를 향해 걸어가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알 수 있었다. 처음부터 두 사람은 서로에게 대체 불가한 존재였고 누구도 그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수는 없다는 것을 말이다. ‘내가 아니라 박진운일지라도...’ 정민우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진호야, 나 이제 포기할게. 대신 한 가지만 약속해. 넌 절대 민아를 놓치지 마. 알았지? 나란 놈은 의리보다 사랑에 약한 놈이라, 네가 한순간이라도 망설이면 다시 뺏으러 갈지도 몰라.” 정민우가 먼저 손을 내밀자, 박진호는 그 손을 단단히 맞잡았다. 남자들끼리의 화해엔 많은 말이 필요 없었다. “그럴 일 없을 거야. 그러니 너에게 차려질 기회 같은 것도 없을 거야.” 정민우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됐고 이제 얼른 가. 민아가 기다리잖아.” 박진호가 고개를 끄덕이고 경매장을 빠져나와 발걸음을 옮기려던 순간, 헐레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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