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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박지훈은 눈앞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심민아의 얼굴에서 희미한 웃음을 보았다. 눈가는 젖어 있었지만 그녀는 분명히 웃고 있었다. “지훈아, 엄마 약속 지켰지? 오늘 집에 왔어.” 그 미소가 얼마나 애써 만들어낸 건지, 박지훈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녀를 감싸고 있는 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슬픔이었다. 한 발짝만 다가가도 느껴지는 절망,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은 심연 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듯한 고통이었다. 그리고 박지훈은 그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엄마가 지금 너무 힘들어하고 있어...’ 그는 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입을 뗀 채 끝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어떤 말도 지금 엄마에게 위로가 되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힘내라고? 그런 말, 차마 못 하겠어. 외할아버지잖아. 엄마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 앞으로 괜찮아질 거라고? 그 ‘앞으로’ 외할아버지는 없을 텐데... 어떻게 괜찮아질 거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잠시 고민하던 박지훈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엄마, 딸기 케이크... 먹을래?” 박지훈은 동생이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달달한 거 먹으면 기분이 조금은 나아질지도 몰라.” 심민아는 작게 웃었다. “이 시간에 영업 중인 케이크 가게가 어디 있겠어...” 그녀는 애써 담담하게 말했지만, 박지훈의 표정은 단단했다. “있어. 분명히 있을 거야.” 그 말과 함께 그는 옷걸이에 걸려있던 작은 외투를 꺼내 입고 지퍼를 올렸다. “엄마, 조금만 기다려. 금방 다녀올게.” 그렇게 말한 뒤, 그는 밤공기를 가르며 그대로 집을 나섰다. 심민아는 정말 좋은 엄마이기도 했다. 박지훈이 기다려 달라고 말했을 뿐인데, 정말 아무 말 없이 거실 소파에 가만히 앉아 아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박진호 눈에 들어오는 순간, 가슴 깊은 곳까지 저릿하게 아파졌다. ‘민아는 원래 이런 식으로 고분고분한 애가 아니었지. 고집도 세고 자기 맘대로고... 영리하고 당돌하고... 누구보다 자기감정에 솔직했던 여자였는데...’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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