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83화 알 수 없는 매력
발걸음을 멈춘 지채영이 고개를 돌렸다.
“아, 지금 상간녀인 거 인정하는 건가요?”
한유라는 술기운으로 비틀거리는 몸을 바로잡기 위해 세면대를 꽉 부여잡았다.
“인정? 난 민하준 그 사람이 유부남인 거 모르고 만났고 알고 나선 바로 정리했어요. 그리고 두 사람이 이혼하고 나서 그 자식이 죽자살자 매달려서 다시 받아준 거고요. 그런데 내가 왜 상간녀예요? 그쪽도 그렇고 그쪽 여동생도 그렇고... 그렇게 나오면 내가 죄책감이라도 느낄 줄 알았어요? 그럴 리가요. 난 피해자였어요. 그런데 왜 내가 그딴 걸 느껴야 하는 건데요?”
지채영의 낯빛이 확 어두워졌지만 이미 취한 한유라의 눈에 그게 보일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가 차가워진 것만은 확연히 느껴졌다.
“당신만 아니었으면 내 결혼생활... 그렇게 허망하게 끝나지 않았어요. 한유라 씨, 그쪽이 고의로 민하준 그 자식 만난 거 아니라고 쳐요. 그렇다고 당신이 아무 잘못도 없다고 자신할 수 있나요? 민하준 그 자식...반년 전부터 묘하게 우리 가문과의 관계를 끊어내기 시작하더라고요? 우리 집안 인맥으로 얻은 고객들, 인맥들 다 버려가면서까지요.”
한유라에게 한발 다가선 지채영이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한유라 씨, 도대체 민하준 그 자식한테 무슨 짓을 한 거예요? 무슨 짓을 했길래 당신을 위해서 그렇게까지 막 나가는 거냐고요.”
한편, 한유라는 넘어지기 않기 위해 세면대를 더 꽉 잡았다.
눈앞에 서 있는 여자가 지채영이라는 건 어렴풋이 인지되는 상황이었지만 머리가 웅웅 울려대는 통에 무슨 말을 하는 건지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술을 조금이라도 깨기 위해 한유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보았지만 지채영의 그림자는 여전히 두 개로 겹쳐보였다.
‘시끄러워... 머리가 터질 것 같아...’
참다 못한 한유라가 발걸음을 옮겼다.
“됐고. 난 이제 그 사람이랑 헤어졌으니까 더 이상 나한테 이러지 마요. 그쪽이 원하는대로 됐잖아요? 버림받은 비참한 조강지처 코스프레... 언제까지 할 건데요? 내가 왜 민하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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