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08화 훌륭한 사위
잠시 후, 회진을 온 한 원장이 환자 좀 쉬게 내버려두라고 모두를 병실에서 쫓아내기 전까지 가족들은 한참 동안 이야기꽃을 피웠다.
기본적인 상황을 확인하던 한 원장이 감탄했다.
“이럴 때 보면 자네가 참 부러워. 우리 나이에 가장 자랑스러운 게 자식 농사 잘 지은 거잖아. 네 남매 다 잘 컸지. 며느리도 예쁘고 참한데다 예비 사위까지 어쩜 그렇게 완벽한지. 자네 전생에 나라라도 구한 건가?”
한 원장의 농담에 소찬식이 피식 웃었다.
“내가 복이 많아서 그래. 자네는 이번 생엔 틀렸으니 다음 생을 노려. 나처럼 살려면 아픈 환자들 더 많이 살리고.”
“하하, 자네 이번에 예비 사위 덕분에 산 건 알아?”
“그게 무슨 소리야?”
소찬식이 흠칫하자 한 원장이 이석구 교수에 관한 일을 전부 얘기해 주었다.
물론 이번 사건과 상관없는 이석구 교수의 휘황찬란한 이력에 대해 홍보하는 것도 잊지 않았지만 그 얘기들은 더 이상 소찬식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름 생명의 은인이니 자랑할만도 한데 그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진중하게 구는 모습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소찬식은 남자 함부로 믿지 말라고 당부하던 과거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다른 재벌가와 달리 정략결혼으로 그룹 세력을 키울 생각도 없었고 할 수만 있다면 귀한 딸 평생 옆에 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그러자니 언젠가 그가 먼저 세상을 뜰 테고 오빠들도 다 자기 짝 만나 살아갈 텐데 그때 가서 옆에 배우자 한 명, 자식 하나 없이 쓸쓸하게 늙어갈 소은정의 모습이 눈에 밟혔다.
그래서 누구보다 소은정이 좋은 남자를 만났으면 했었다.
게다가 소은정은 한번의 아픔을 겪은 상황이라 전동하에게 유난히 더 엄격하게 굴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조금이라도 나쁜 모습이 보이면 소찬식이 나서서 두 사람을 떼어놓을 생각도 해봤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진국인 전동하는 어느새 소찬식의 마음속에 예비 사위로 자리잡은 지 오래였다.
“소 회장, 행복한 이번 생, 누릴 거 다 누리고 살아. 저렇게 훌륭한 아들, 딸들 두고 어떻게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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