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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7화 이혼하고 싶지 않아

문설아는 우는 것도, 웃는 것도 아닌 복잡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를 빤히 보며 차갑게 말했다. “기뻐할 줄 알았는데요. 이상준 씨, 어차피 둘 다 무영그룹의 딸이잖아요? 좋아하는 사람이랑 결혼하면 앞으로 뒤에서 남들 눈치 보며 만날 필요도 없는데 바라던 바 아닌가요?” 문설아의 말이 끝나자 이상준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그는 갑자기 귀뺨을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말을 마친 그녀는 차갑게 뒤돌아서며 옆방을 힐끗 바라보았다. 그녀는 옆방에서 자신들의 대화를 듣고 있을 두 사람을 떠올렸다. 그래서 일부러 목청을 높여 말했다. “듣고 있는 거 다 알아. 날 위한다고 숨길 필요 없어. 잘못을 한 사람들도 수치심을 모르는데 내가 뭐가 두렵겠어?” 말을 마친 그녀는 이상준을 지나쳐 방을 나갔다. 이상준은 그녀를 붙잡으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그는 마음이 복잡했다. 한 번도 그녀와의 이혼은 생각해 본 적 없었다. “난 이혼하고 싶지 않아….” 그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상아랑 있었던 일은 이미 잊었어. 당신이랑 잘 살아보려고 했다고….” 멀리 가지 않은 문설아도 그가 하는 말을 들었지만 걸음을 멈추지는 않았다. 가슴이 답답하고 아팠다. 누군가가 심장을 꽉 움켜쥐고 놓아주지 않는 것처럼 숨 쉬기조차 힘들었다. 이상준은 그녀가 돌아선 순간 자신이 매우 소중한 무언가를 잃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소은정과 김하늘은 주변이 조용해진 뒤에 밖으로 나왔다. 두 사람은 다 떠나고 없었다. 김하늘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사람은 고쳐 쓰는 거 아니라고 했어. 문설아 이번에는 조금 멋있었어! 안 그래?” 소은정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한숨을 쉬었다. “그래. 생각밖이네. 돈이랑 결혼했다고 노래를 부르고 다니더니 이 정도의 일 가지고 이혼을 말하다니. 정말 돈 보고 결혼했는지, 아니면 그 사람이 좋아서 결혼했는지는 문설아 본인만 알겠지!” “문설아가 이상준을 좋아한다는 얘기야?” 김하늘이 의아한 표정으로 묻자 소은정은 입술을 깨물며 대답했다. “매번 이상준 씨 얘기할 때면 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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