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2화 할아버지가 비겁하네
박대한이 뒤에서 부리는 수작들이 박수혁은 전혀 두렵지 않았다.
그리고 박대한이 이 사실을 크게 키울 배포도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 사실이 매체에 알려진다면 태한그룹의 이미지와 위신이 한 순간에 무너지게 될 테니까...
물론 일이 커지는 걸 바라지 않는 건 박수혁도 마찬가지였다.
이한석의 설명을 듣던 오한진은 점점 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이대로 정말 회사를 빼앗기시는 건 아니겠지?
“대표님, 저희도 뭔가 준비를 해둬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회장님은 대표님 할아버지잖아요. 어떻게 이렇게 하실 수 있어요? 혹시 노망이라도 난 게 아니실지...”
오한진의 입방정에 박수혁의 표정이 굳고 옆에 서 있던 이한석이 어색한 헛기침으로 오한진의 말을 끊어버렸다.
“어쨌든 확실한 건 회장님께서 사퇴서에 사인을 하시기 전까지 회장님은 영원히 회장님이십니다.”
이한석이 진지한 표정으로 한 마디 덧붙였다.
박수혁의 곁에서 몇 년간 일하면서 배운 건 결론이 나기 전에는 모든 게 변수로 작용할 수 있으니 신중 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순간의 업무적 실수로 박수혁이 쌓은 모든 것들을 잃을 수도 있었으니까...
한편 단순한 오한진은 재벌가의 혼란스러운 관계에 환멸이 느껴질 뿐이었다.
휴, 대기업 대표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네...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한참을 고민하던 박수혁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아직도 매일 사퇴서는 보내고 있지?”
“네. 처음에는 화도 내시고 욕도 하셨는데 지금은 그냥 말없이 파일을 찢으실 뿐이랍니다. 꽤 차분해 보이신다는데요?”
“하, 차분?”
박수혁이 코웃음을 쳤다.
그 늙은 여우 같은 영감탱이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지.
이한석이 뭔가 말을 이어가려던 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대표님, 우혁 도련님께서 오셨답니다...”
박우혁이 박수혁의 조카라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니 직원들도, 비서실 비서들도 감히 그의 앞을 막지 못할 게 분명, 역시나 이한석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박우혁이 대표 사무실 문을 벌컥 열었다.
“삼촌! 나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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