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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가만있을 수는 없다

원래는 돌아가서 쉬려고 했지만 민지환을 마주친 탓에 구재이는 마음을 바꿔 후원으로 갔다. 후원은 무척 조용했다. 모두들 앞쪽에서 응대하며 이 기회에 협력 파트너를 찾아보려는 눈치였다. 분명 이 연회는 구씨 가문이 구재이를 위해 준비한 ‘귀환 기념 연회’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도움을 얻고 협력을 추진하기에 좋은 장으로 보일 뿐이었다. 구재이는 이 연회의 목적을 너무 잘 알았다. 그래서 애초에 앞쪽으로 갈 생각이 없었고 후원에 앉아 있으니 아무도 그녀를 방해하지 않았다. 그러자 마음이 자연스레 놓였다. 얼마 지나지 뒤쪽에서 다급한 구두 굽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누가 오는지 알 수 있었다. 주리아였다. “너 대체 어디로 갔던 거야? 방을 다 돌았는데도 네가 안 보이더라. 여기 후원에 와 있던 거였어? 무슨 생각 하는 건데?” “아무것도 아니야. 앞이 좀 시끄러워서 조용히 있을 데를 찾고 싶었을 뿐이야. 후원이 나랑 잘 맞는 것 같아. 너는? 아까 쉬러 간다더니?” “맞아, 쉬러 가긴 했지. 그런데 네가 안 보여서 나와 봤어. 아, 나오다 보니 민지환이 전화 중이더라. 그 여자랑 통화하는 것 같았어.” 주리아 입에서 ‘민지환’이란 이름이 나오자 구재이는 순간 멈칫했다. 그가 전화를 걸 사람이라면 이세희 말고 두 번째가 있을 리 없었다. 주리아는 못마땅하다는 듯 말했다. “그 여자가 대체 뭐가 그리 좋을까? 기껏 해봐야 배우일 뿐이잖아. 그런 부류가 연예계에서 뭘 못 하겠어? 위로 올라가려고 별짓 다 하는 거지. 온라인에 나온 기사들, 대부분 사실일 거야.” “온라인에 터진 것들 중 일부는 우리 오빠가 낸 거야. 그리고 그건 전부 사실이야. 그러니까 대부분 사실이 아니라, 다 사실이야.” 구재이는 웃으며 주리아의 말을 바로잡았다. 주리아는 잠깐 멍해졌다가 곧 ‘그럴 법도 하지’ 하고 생각했다. 만약 온라인에 떠도는 얘기들이 사실이 아니라면 이세희의 이런 경력과 인맥으로는 연예계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게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다. 게다가 이세희는 민지환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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