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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엄마의 유품

원래 민지환은 구재이를 만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이세희 사건이 떠올라 결국 한 번은 직접 만나서 확인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번 일의 진상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고 싶었다. 약속 장소에 도착했을 때, 민지환은 눈앞의 구재이가 예전과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변해 있음을 느꼈다. 과거의 구재이는 언제나 수수했다. 집에서도 단정한 평상복 차림에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 자신을 볼 때마다 반짝이던 눈빛 외에는 별다른 표현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의 구재이는 완전히 달랐다. 세련된 옷차림,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보아 화려하게 피어난 장미 같았다. “왔네. 전에 내가 준 팔찌, 그거 내놔.” 구재이는 자리에 앉으며 시계를 한 번 확인했다. 딱히 인사할 생각도 없었다. 그녀는 오늘 잠시 볼일이 있어 들른 길이었고 오후에는 회사로 복귀해야 했다. 요즘 구재이는 본격적으로 회사에 들어가 일을 배우는 중이었다. 지위는 낮았고 오빠의 비서로 일하며 사업 감각을 익히는 단계였다. 그 말을 들은 민지환은 눈썹을 찌푸렸다. 최소한 간단한 인사 정도는 할 줄 알았지만 구재이는 직설적으로 본론부터 꺼냈다. “내가 정말 당신이 준 물건에 미련이라도 있을 줄 알았어? 그냥 익숙해서 계속 찼던 것뿐이야.” 그는 냉소적으로 말하며 손목의 팔찌를 풀어 거칠게 탁자 위로 던졌다. 팔찌는 탁자 위를 미끄러져 구재이 앞에 멈췄다. 구재이는 잠시 그것을 바라보다 고개를 들어 민지환을 똑바로 보았다. “맞아. 익숙했던 건 사실이야. 당신은 내가 당신한테 쏟은 노력과 마음에 익숙해졌고 아무런 표현 없이 모든 걸 당연하게 받는 데 익숙해졌지. 그래서 잊었나 보네. 이 팔찌가 우리 엄마가 남기신 유품이라는 걸.” 그녀는 조심스럽게 팔찌를 자신이 가져온 상자 속에 넣었다. 이 팔찌를 그에게 건넸던 그 날, 구재이의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민지환은 그녀와의 결혼에 진심이었다. 그래서 구재이도 엄마가 남겨준 팔찌를 직접 새롭게 리폼해 그에게 건넸던 것이다. 하지만 세월은 그 기대를 무참히 짓밟았다. 사랑이란 한쪽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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