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날 좋아하거든
그날 마지막 이메일을 주고받은 이후, 구재이는 곧바로 민지환을 차단했다.
그 뒤로 두 사람은 단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했다.
그녀의 소식은 완전히 끊겼고 민지환은 이제 그녀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도 전혀 알 수 없었다.
반면, 이세희에 대한 스캔들은 점점 더 커졌다.
새로운 폭로가 이어졌고 그 내용은 갈수록 자극적이었다.
민지환은 알고 있었다. 이런 일은 절대 감출 수 없다는 걸.
세상에 반쯤은 진짜, 반쯤은 가짜인 정보가 퍼지기 시작하면 반드시 누군가는 그 진위를 파헤치기 마련이다.
거짓은 언젠가 드러나지만 진짜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이미 이런 상황이 올 것을 예상하고 있었기에 민지환은 더 이상 개입할 생각이 없었다.
도와달라면 도와줄 수도 있겠지만 그는 결국 ‘사업가’였다.
이득이 없는 일에는 감정적으로 얽히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리고 이번 일에서 이세희의 스캔들은 민지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때문에 굳이 계속 관여할 이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한 번 도와주겠다고 약속한 이상, 최소한의 체면은 지켜야 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도록 지시했다.
이세희의 전 소속사를 통해 발표된 사과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과거의 일들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걸로 만족하지 않았다.
대중은 분노했다.
[직접 나와서 사과도 못 하나?]
[진심이 없네, 종이 한 장으로 끝내겠다는 거야?]
비난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이세희는 다시 민지환을 찾아왔고 울먹이며 말했다.
“정말 사과한다면 난 이 나라에 다시는 발붙일 수가 없어요. 겨우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이제 와서 다 포기하라고요? 그럼 나한테는 뭐가 남는데요?”
민지환은 담담히 그녀를 바라봤다.
그의 눈빛에는 아무런 온기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이세희의 그런 모습은 그에게조차 낯설었다.
그리고 이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자신이 알고 있던 사람들은 사실 그동안 모두 가면을 쓰고 있었다는 걸.
그리고 그 가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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