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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공정 경쟁은 말도 안 되는 것

구재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석준이 이 문제를 왜 그렇게 중시하는지 그녀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유석준의 부모는 예전에 부실 공사 때문에 붕괴 사고로 목숨을 잃은 적이 있었다. 그래서 건축 일을 맡게 된 유석준은 그때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는 걸 절대 용납하지 않았기에 구재이로 그 점을 믿고 있었다. “유석준 씨라면 충분히 잘 해낼 거라 믿어요. 그래서 이 기회를 드리려는 겁니다. 절 실망시키진 말아줘요.” 구재이는 미소를 띠며 그를 보았다. 그러자 유석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구재이는 곧 다른 질문을 던졌다. “어제 다른 스타트업에서도 유석준 씨를 찾아갔다고 들었어요. 다만 부동산이 아니라 기술 쪽에 더 치중을 둔 회사라던데... 만약 저희 회사도 기술 개발에 뛰어든다면 유석준 씨는 누구와 손을 잡을 건가요?” 구재이가 이 사실을 아는 이유는 그 회사가 바로 민지환의 회사였기 때문이다. 머리가 좋은 민지환은 유석준의 잠재력을 단번에 간파하고 있었다. 그랬기에 구재이는 이 상황에서 유석준이 과연 누구를 택할지 궁금해졌다. 유석준은 구재이의 말에서 묘한 뉘앙스를 감지했다. 은근한 경고 같기도 했고 적의가 담긴 것도 같았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속내를 드러낼 수 없었던 유석준은 구재이를 똑바로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저희 회사는 아직 규모가 작지만 공정하게 경쟁하고 싶습니다. 만약 구재이 씨 회사가 더 뛰어난 성과를 보여준다면 아무도 구재이 씨와의 협력을 거절하지 못하겠지요.” 이런 말과 달리 유석준은 속으로 비웃고 있었다. ‘흥, 장난하나. 내가 구재이와 협력을 포기할 리가 없잖아.' 공정 경쟁 같은 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의 마음은 이미 전적으로 구재이에게 기울었으니까. 구재이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유석준이 내놓은 대답은 그녀가 원했던 대답이기도 했다. “좋습니다. 앞으로도 함께할 기회가 있길 바라죠. 이번에도 절 실망시키지 말아 주세요. 물론 회사를 살리기 위해 내리는 결정이라면 무엇이든 옳은 선택일 겁니다.” 구재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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