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다른 모습
자신이 온갖 수간을 써도 얻을 수 없었던 남자가 지금 또다시 홀린 듯 구재이에게 끌리고 있는데 어떻게 아무렇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왜, 왜 구재이는 원하는 걸 손쉽게 얻는데! 왜 난 노력해도 가지지 못하는 거냐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던 이세희는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느꼈다.
이세희는 자신이 구재이보다 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민지환의 눈에는 그녀가 아닌 구재이만 담기는 것인지 알지 못했다.
“정말 후회한다면 차라리 다시 붙잡지 그래요. 구재이 씨가 지환 씨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잖아요. 지환 씨랑 결혼하려고 온갖 수단을 다 쓴 사람인데, 지환 씨만 원한다면 분명 다시 돌아서지 않겠어요?”
이세희는 일부러 이렇게 말했다. 이런 말을 꺼내면 민지환의 표정이 어둡게 변할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으니까.
예상대로 그녀의 말에 민지환의 표정이 달라졌다.
“날 역겹게 하려고 일부러 이런 말을 꺼낸 건가요? 정말 그런 거라면 충고 하나 하죠. 이 일에 쓸데없는 관심은 끄는 게 좋은 거예요.”
민지환은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었던지라 이세희의 속내를 모를 리가 없었다.
하지만 구재이가 자신과 결혼하기 위해 저질렀던 더럽고 치졸한 일들을 떠올리자 마음 한편이 여전히 불편했다.
그토록 자존심이 강한 그가 모든 것이 구재이의 계략에 빠져 한 결혼임을 어떻게 인정할 수 있겠는가.
그에게 있어 결혼이란 그가 선택한 결과여야 했지 남의 계략 따위에 넘어가 한 것이어서는 안 되었다.
이 탓에 민지환은 구재이와 결혼한 몇 년 동안 줄곧 쌀쌀맞게 군 것이었다.
그는 줄곧 이 결혼은 구재이의 계략으로 이루어진 불행한 관계라 여겼고 이런 결혼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나 구재이와 이혼한 뒤에야 깨달았다. 자신이 알던 사실과는 다른 진실이 많다는 것을.
간단히 예를 들자면, 결혼 생활 내내 구재이가 받아온 대우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달랐다. 이 모든 건 민지환이 단 한 번도 알려고 하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구재이에게서 빛나는 빛은 늘 그에게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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