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화 편견
구재이는 바보가 아니었던지라 우태현과 함께 있는 민지환을 본 순간 이미 상황을 파악했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우태현이 민지환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 않은가.
두 사람의 태도를 보아하니 오늘 처음 만난 사이는 아니었다. 오히려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듯한 자연스러움이 배어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우태현이 이번에 귀국해 협력 파트너를 찾는 이유가 분명해졌다. 우태현이 노리고 있는 사람은 바로 민지환이었다.
주리아는 구재이의 말에 짧게 탄식했다. 그녀는 조금 전까지 우태현이 누구와 이야기 중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었다.
구재이의 말을 듣고 고개를 돌려보니 정말로 우태현 앞에는 민지환이 있었다.
“그럼 이번에 이렇게 성대한 자리를 마련한 것도 결국 자기 발판을 넓히려는 거였네? 설마 가문으로 돌아가려는 건가? 하지만 우씨 가문이 후계자 발표할 거라는 얘기는 못 들었는데?”
“우씨 가문은 후계자 발표 같은 건 할 생각이 없어. 그리고 우태현 씨도 돌아갈 마음이 없지. 우태현 씨가 그 집안을 나올 때부터 이미 결심했을 거야. 오늘 이 자리도 단지 미래의 파트너를 찾기 위한 자리인 거야. 나중에 우씨 가문과 맞서 싸우려면 결국 지금의 인맥이 필요하니까.'
구재이의 말을 들은 주리아는 금세 이해했다.
우태현이 우씨 가문의 차기 후계자라는 건 사실이었지만 그는 그 무거운 이름을 받아들이길 거부했다.
이미 자신만의 사업을 일궈냈다면 이제는 그것을 키워야 할 때였다. 그리고 아마 훗날 우씨 가문 전체를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그 규모를 키우고 싶을 것이었다.
“상대를 고르는 안목은 좋네. 민지환이라니. 민지환은 바닥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거의 에반 그룹을 바로 밑까지 왔잖아.”
민지환과 구재이의 사적인 관계를 빼고 보더라도 민지환의 사업적 성취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민지환만큼 성공한 사람은 많지 않았으니까.
구재이는 미소를 지었다. 사업적으로 이루어낸 성과는 부정하지 않았지만 남녀 사이의 감정 문제만큼은 민지환이 영 형편없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이번 우태현과의 협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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