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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뒤에 있던 임창수는 차갑고 다가가기 어려운 분위기를 풍겼고 말투도 싸늘해 거리감을 느끼게 했다. “네, 대표님. 온나연 씨가 6666호실을 예약하셨어요.” 데스크에서는 원래 손님 정보를 함부로 알려줄 수 없었지만 대표가 묻는 거라 즉시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리고 온나연 씨가 사실은 8888호 실을 예약하려고 하셨는데 그곳은 대표님의 전용 객실이라 저희가 거절했어요.” “오호.” 그 말에 얼음처럼 차가웠던 임창수의 얼굴에 문득 사람 냄새가 나는 온기가 번지더니 올라가는 입꼬리를 끌어내릴 수가 없었다. ‘아직 미련이 남아서 그때 추억을 되살리고 싶은 건가?’ 이유가 뭐든 온나연의 마음속에 어느 정도 자신의 자리가 있다는 의미이니 생각만 해도 힘이 났다. 몇 명의 프런트 직원들은 임창수의 올라가는 입꼬리를 보며 서로 불안한 눈빛을 교환했다. 오랜만에 상사가 이렇게 기쁘게 웃는 모습을 보니 참... 무서웠다. ... 온나연이 여씨 가문 저택에 도착했을 때는 깊은 밤이었다. 오늘 종일 뛰어다니느라 지칠 대로 지쳤지만 그래도 깊게 숨을 들이쉬고 활기찬 모습으로 별장 안에 들어섰다. “사모님, 드디어 돌아오셨네요. 사모님 가시고 며칠 동안 희수 아가씨가 계속 보고 싶다고 떼를 썼어요. 돌아오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온나연의 귀환에 도우미는 감격해 어쩔 줄 몰랐다. 허미경은 인기척을 들었는지 여희수의 방에서 나와 계단 위에서 온나연을 바라보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돌아왔으니 됐어. 돌아왔으면 됐어. 네 딸도 시어머니인 나도 네가 필요해.” 온나연이 돌아온 것을 보고 그녀의 화가 풀려서 더 이상 여경민과 이혼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온나연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계단을 올라가며 가볍게 물었다. “희수는 잠들었어요?” “아직 안 자고 계속 너를 기다리고 있어. 어린애들은 원래 마음이 한순간에 바뀌지만 아무도 친엄마인 널 대신할 수 없어. 너 가고 희수가 많이 보고 싶어 했어.” 허미경은 의도적으로 여희수와 온나연의 모녀 사이를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었다. 본인 역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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