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화
온나연은 결혼, 이혼이 두 사람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가족의 다른 구성원들에게는 깊은 상처와 충격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결정은 확실히 너무 무모해 보였다.
그래서 희수, 허미경, 심지어 어르신까지 받아들일 방법을 잘 생각해 보기로 다짐했다.
별장 거실의 유럽식 시계는 이미 새벽 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오늘 일어난 많은 일로 기진맥진한 온나연은 파도처럼 밀려오는 졸음에 기절할 것만 같았다.
호텔로 갈 힘도 없어서 여씨 저택에서 하룻밤을 묵기로 했다.
다음날에 또 희수와 같이 지낼 수 있으니까.
온나연은 여경민과 함께 쓰던 침실로 돌아가서 평소에 자주 입던 블랙 실크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러나 스킨케어를 할 힘조차 없어서 그냥 침대에 쓰러지다시피 누웠다.
인간은 정말 이상한 동물이다.
조금 전만 해도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없을 만큼 피곤했지만 누워있으니 뇌가 갑자기 활발해졌다.
익숙한 침대에서 뒤척거리면서 여경민과의 첫 만남부터 연애, 결혼, 심지어 첫날밤 등 장면들이 주마등처럼 그녀의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갔다.
그들은 바로 이 침대에서 수많은 뜨거운 밤을 지냈다. 땀에 흠뻑 젖은 몸을 꼭 껴안았고 서로 손가락을 맞잡고 백년해로하겠다는 맹세까지 하였다.
아쉽지만 맹세는 말할 때만 유효했다.
진심 어린 사랑도 있었지만 마음은 정말 변덕스러운 것이었다.
뜨거운 사랑을 수없이 나눴던 이 침대도 결국은 차갑고 비어 있으며 외로운 조명과 의지하는 기억 속의 유물로 된 것 같았다.
온나연은 생각하다가 울었는데 울다가 잠이 들었다...
너무 피곤해서 그런지 악몽을 꾼 것 같았다.
잠재의식은 깨어 있으나 몸을 움직일 수 없었고 일어날 수도 없었다.
그녀는 여경민과의 꿈을 꾸었다.
순수하면서 낯 뜨거운 수치스러운 꿈이었다...
꿈속에서 여경민은 그녀와 함께 손을 내밀어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허무한 공간에 누워있었다. 여경민은 숨을 크게 내쉬며 마음껏 감정을 방출하였다. 그의 강력한 손가락은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안았고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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