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분위기가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여경민은 온나연의 말에 답하지 않았지만 눈빛이 더 차가워졌고 섬뜩해졌다.
한참 후에야 그는 한마디 내뱉었다.
“시간 없어.”
“시간 없다고요?”
온나연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는 이를 악물고 여경민의 곁으로 다가가서 되물었다.
“방금 급하지 않다고 하면서 또 시간이 없다고요? 지금 나랑 장난치는 거예요? 아니면 시간을 끄는 거예요?”
“출근하는 것이 급하지 않다고 했지 다른 일이 없다고는 안 했어.”
소파에서 일어난 여경민은 압박적이며 차가운 눈빛으로 온나연을 응시했다.
“사흘 후에 하기로 했잖아. 뭐가 급해? 아니면... 또 다른 수작을 부리는 건가?”
“무슨 뜻이죠?”
“네가 잘 알겠지.”
여경민은 다시 예전처럼 냉랭하고 경멸이 가득 찬 눈빛으로 말했다.
“당신이 좀 솔직하면 내가 높이 평가하겠는데 입으로는 단호하게 말하면서 뒤에서 음흉한 수작을 부리는 것은 소탈하지도 않고 현명하지도 않아. 당신을 더 하찮게 보이게 할 뿐이야.”
“내가 하지 않았다고요!”
여경민의 조롱은 그녀의 뺨을 때리는 것 같았다.
그 얼얼한 아픔은 그녀를 더 서럽게 만들었다.
온나연은 자기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길래 여경민이 자신을 이렇게 미워하고 마지막에 헤어질 때조차 조용하고 체면 있게 보내주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당신이 한 짓은 당신이 알겠지. 내가 당신였다면 이렇게 큰 사고를 쳤는데 찾아가서 사과했을 거야. 이것은 인간이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원칙과 도리이니까.”
여경민의 말투가 점점 차가워졌고 날카로웠다.
마치 온나연이 무슨 대역무도한 죄를 저지른 것처럼.
“아... 그 여자를 위해 하는 말이었어요?”
온나연은 이제야 깨달았다.
정말 너무 가소로워서 웃음을 터뜨렸다.
“죄송해요. 난 원래 원칙이 없고 도리도 지키지 않는 사람이에요. 사과는 절대 불가능해요. 그 여자가 나에게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면 어쩔 수 없이 받아줄 수는 있죠.”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합법적인 정식 아내더러 염치없는 내연녀에게 사과하라니!
세상이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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