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여경민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요새 넌 수민 이모랑 놀 수 없어. 어린이집이나 열심히 다녀.”
“네? 왜요? 수민 이모가 촬영장에 데려가겠다고 약속했단 말이에요!”
“수민 이모는 일이 있어서 당분간 안 돼. 나중에 너랑 놀아줄 거야.”
“싫어요! 수민 이모와 같이 놀 거예요!”
여희수는 이미 오래전부터 양수민과 함께 촬영장에 가서 노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갈 수 없다고 하니, 바로 참지 못하고 억지를 부리며 울기 시작했다.
계단에 서 있는 온나연은 꽉 쥔 주먹에 힘을 더 가했고 마음이 괴롭고 답답했다.
양수민은 어느새 이 집의 곳곳에 스며들었다.
여경민이 그녀를 감싸고 희수마저 그녀를 좋아했다.
여희수는 자기가 산 장난감보다 양수민이 준 장난감을 더욱 마음에 들었다.
온나연은 자기가 오랫동안 한 노력이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10개월 임신하고 출산했으며 수많은 밤낮을 함께했어도 무슨 소용이 있는가?
정말 실패한 인생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순간, 온나연은 너무나도 괴롭고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옆에 있는 허미경은 참다못해 희수를 꾸짖었다.
“얘도 참, 넌 정말 좋고 나쁨을 모르는구나. 양수민은 좋은 사람이 아니야. 걔를 왜 찾니? 엄마를 찾아야지.”
“가자. 할머니랑 같이 엄마가 일어났는지 보러 가자...”
허미경은 희수를 끌고 위층으로 올라가려다 마침 온나연이 굳은 표정으로 계단의 중앙에 서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녀는 약간 당황했다. 방금 여경민과 희수의 대화를 도대체 얼마나 들었는지 몰랐다.
“아, 나연아, 깨어났어? 어서 희수와 놀아 줘. 애타게 널 찾고 있었어.”
허미경은 만면에 웃음을 띠고 온나연과 인사를 나누며 이 난처한 상황을 넘어가려고 하였다.
그러나 여희수는 할머니의 체면 따위 안중에 없었고 허미경의 손을 뿌리쳤다.
“저는 엄마를 찾지 않았어요. 수민 이모와 놀고 싶어요.”
여희수는 눈물을 훔치면서 여경민의 손을 잡고 울먹이면서 애원했다.
“아빠, 수민 이모는 대체 어디로 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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