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화

“아니... 너였어?” 온나연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임창수를 바라보았고 단번에 여희수를 용서했다. 임창수의 얼굴은 자기도 넋을 놓고 보게 되니까. 모녀가 같은 스타일의 얼굴을 좋아하는 것도 어쩌면 유전인 것 같았다. “저는...” 임창수는 뜨거운 시선으로 온나연을 뚫어지게 쳐다보고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운에 맡겨 보려고요.” “운에 맡겨 본다고?” 미간을 찌푸린 온나연은 임창수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네, 운에 맡겨 봤는데 하느님이 정말 저에게 행운을 갖다주셨어요.” 임창수는 의미심장하게 말하면서 다시 맞춘 큐브를 여희수에게 건넸다. “그렇지 않으면 제가 어떻게 희수처럼 귀여운 아이를 만날 수 있겠어요?” 큐브를 받은 여희수는 눈을 반짝이며 임창수를 우러러보았다. “오빠, 정말 대단해요. 오빠는 저의 아빠 말고는 큐브를 가장 빨리 맞출 수 있는 사람이에요. 오빠, 좀 가르쳐 줄 수 있어요?” 이를 본 온나연은 재빨리 희수를 자기 옆으로 끌고 와서 엄숙한 표정으로 교육했다. “희수야, 외출할 때 왜 엄마랑 얘기하지도 않았어? 엄마가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그리고 사람에 대해 경계심을 가지라고 했잖아. 아는 사람도 아니면서 이렇게 가깝게 지내면 언젠가 널 유괴해서 팔아도 모를 일이야!” 여희수는 온나연의 손에서 벗어나서 입을 삐쭉 내밀고 변명했다. “저는 이제 큰 아이예요. 누가 나쁜 사람인지 좋은 사람인지 알 수 있어요. 오빠는 잘생겼고 똑똑하니까 나쁜 사람일 리가 없어요.” “잘생기고 똑똑한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이 제일 많거든?!” 온나연은 손으로 이마를 짚고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두 모녀는 모두 잘생긴 남자라면 오금을 못 쓰는 스타일이라 부끄러워서 임창수 앞에서 머리를 들지 못했다. “오빠는 나쁜 사람인지 아닌지는 희수 엄마가 정해야 해...” 임창수는 웃으며 여희수에게 말한 뒤 기대의 눈빛으로 온나연을 바라보며 다정하면서도 묘한 말투로 물었다. “누나가 보기엔 제가 나쁜 사람인가요?” “엄마, 빨리 말해 봐요. 오빠가 나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