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31장
이천후는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마치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수백만 년 전 태허 세계에 존재했던 요후 초아과 한아연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다는 말인가? 시공간적으로 아무런 접점도 없는데 말이다.
“네 마음속에 의문이 가득하구나.”
천조 대제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는 이 세계 사람이 아니지?”
이천후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대제 앞에서 자신의 비밀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었다. 굳이 숨길 필요도 없었다.
“팔백만 년 전, 초아는 아홉 명의 성인왕에게 포위당해 결국 혼이 산산조각 났어. 다만 초아의 원령 일부가 가까스로 빠져나왔지. 초아는 부활을 위해 그 한 가닥 원령을 윤회 속으로 던졌지만 성인왕들은 끝까지 초아를 놓아주지 않았어. 쫓기고 쫓기던 끝에 초아의 원령은 어쩔 수 없이 조상지로 피신했고 그곳이 바로 네가 있던 지구 세계야.”
“하지만 아쉽게도 그때 지구는 이미 말법의 땅이 되어 버린 상태였어. 수련이 불가능한 곳이었지. 그래서 초아의 원령은 긴 잠에 들 수밖에 없었던 거야. 혈맥 전승이라는 방법으로 미약하게나마 희망을 이어나가다가 마침내 초아는 위대한 시대를 만나게 되어 혈맥이 다시 깨어나기 시작한 거야.”
이천후는 천조 대제의 말을 곱씹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한 줄기 희망을 위해 수백만 년을 기다리며 잠들어 있었단 말인가?
하지만 여전히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이천후는 잠시 고민하다가 물었다.
“그럼 지금 아연이는 누구입니까?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 건가요? 아니면 요후의 환생인가요? 혹은... 단순히 원령의 일부에 불과한가요?”
“환생이자 원령이자 그 애 자신이지. 어떤 모습이든 모두 그 애란다.”
천조 대제의 목소리는 가볍게 흩날리는 바람처럼 차분했다.
“결국 어떤 길을 가게 될지는 그 애 스스로 선택할 일이야. 어쩌면 그 애는 또 다른 초아가 될 수도 있고 어쩌면 그 애만의 길을 걸을 수도 있겠지.”
이천후는 생각에 잠겼다.
이 순간 그의 마음에 기쁨과 불안이 교차했는데 기쁜 것은 한아연이 초아의 운명과 기연을 타고났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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