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69장
천란 성녀의 식해가 완전히 돌파당했다. 그녀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왔고 이천후의 정신력과 정원 진화가 물밀듯 밀려들어왔다.
이천후는 자신의 정신력을 인간 형상으로 구현해냈다. 그의 왼손에서는 금색 불광이 감돌고 오른손에서는 정원 진화가 타오르고 있었다. 그는 이 힘으로 천란 성녀와 그 신기 인형 사이의 연결을 끊어 조종 능력을 무력화시키려 했다.
지금 그는 천란 성녀의 식해 안에 있었다. 이곳은 ‘성결함’ 그 자체로 사방이 광채와 영기, 순결과 평화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가 얼마나 청정한 마음을 가진 인물인지 알 수 있었다. 그 청정함은 단지 외모나 말투가 아니라 생각 그 자체가 순수하고 티 하나 없이 맑다는 뜻이었다.
만약 그가 마물의 식해에 들어갔다면 사방이 음습하고 추악하며 악의로 뒤덮였을 것이다.
이때 천란 성녀 또한 자신의 신식을 형상화해 이천후 앞에 섰다. 침입을 당했음에도 당황하지 않은 듯한 태도가 느껴졌고 넘치는 신기가 그녀를 둘러싸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겉모습일 뿐이었다. 식해란 누구에게나 가장 은밀하고도 사적인 공간으로 모든 비밀과 생각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그곳이 남에게 침입당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 치욕이었다.
‘수혼’은 무사 세계에서 악명 높은 신통 중 하나였다. 그것은 고위 무사가 하위 무사의 식해에 침입해 모든 기억과 비밀을 강제로 들춰보는 잔혹한 기술이었다. 그런 고통은 차라리 육신을 잃는 것이 나았을 정도였다.
이천후가 마음만 먹으면 천란 성녀의 식해를 통해 그 모든 사적인 장면들... 예컨대 어제 목욕하던 모습까지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다행히 이천후는 그녀의 비밀을 엿보려는 생각은 전혀 없는 듯했다. 그 점이 그녀에게 그나마 안도감을 주었다.
이 식해의 세계 속에서는 시간이 멈춘 듯했다. 흐름조차 느껴지지 않는 고요함 속에서 천란 성녀는 최대한 침착한 척하며 입을 열었다.
“정말 놀랍네. 네 신식이 이토록 강할 줄은 몰랐어. 내 식해까지 침범할 수 있다니.”
그러나 이천후는 대답하지 않았다. 지금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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