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49장
“청서왕이다!”
모두 그를 알아봤다. 청서왕은 서방 요역에서도 이름난 강자였고 힘만큼은 따라올 자가 드물었다. 조금 전 부딪혔던 수레도 그의 것이었는데 이제야 범인을 찾아낸 만큼 이천후를 그냥 둘 리 없었다.
“이놈, 이리 와서 무릎 꿇어라. 본왕이 너를 노복으로 삼겠다!”
청서왕은 손을 휘저으며 오만하게 명령했다.
“네 조상이나 모셔라, 코뿔소 요괴 주제에! 진흙탕이나 뒤지고 있을 것이지, 이몸 앞에서 왜 깝죽대냐?”
이천후가 단박에 받아쳤다.
“호오, 배짱은 두둑하군. 감히 본왕을 무시하다니... 아주 잘 가르쳐주마!”
청서왕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푸른 빛으로 변해 번개처럼 이천후를 향해 돌진했다. 그의 일격은 산 하나쯤은 우습게 부술 정도의 괴력이 실려 있었다.
하지만 수많은 요족 생령들이 숨을 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이천후는 놀랍게도 피하지도 않고 정면으로 그 돌진을 막아섰다. 그러고는 단숨에 청서왕의 이마에 난 뿔을 붙잡아 들더니 그대로 허공으로 내던졌다.
쾅.
한바탕 요란한 소리와 함께 청서왕은 근처 연못에 쳐박혀 진흙을 한가득 먹게 됐다.
주변 요족 생령들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경악했다. 이 인간 무사가 이렇게 강하다니? 청서왕이 저토록 허무하게 당하다니?
“흥, 이놈아. 여기가 너 따위 인간 무사가 설치고 다닐 곳인 줄 아느냐?”
도요 공주 곁에 서 있던 적발의 남자가 불쑥 앞으로 나섰다. 거침없이 다가오는 모습은 이제 이천후를 직접 손봐주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진기범, 나랑 한 판 붙어볼래?”
이천후가 그를 보며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뭐야? 너 어떻게 내 이름을 알아?”
진기범이 다가와 의아해하며 물었다.
“이 자식이, 내가 끓여준 기린마국을 처먹었으면서 얼굴도 못 알아보냐?”
이천후는 음성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자 진기범의 얼굴이 순간 확 굳었다.
“너... 너 설마!”
“쉿, 내 정체는 아직 밝히지 마.”
이천후가 다시 음성으로 말하자 진기범은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눈앞의 인간 무사가 바로 그 악명 높은 이천후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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