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84장
“보약이 아직 반 솥이나 남았네. 도철 고기랑 보후주까지 넣었으니 이대로 두면 다 버리겠는걸.”
조민희가 빈 그릇을 흔들며 가볍게 웃었다. 그녀도 여덟 그릇을 들이켰지만 여전히 여유가 넘쳐 보였다.
이천후는 팔을 뻗어 끓는 솥에 황금 가루를 한 줌 뿌렸다.
“다들 돌파 끝나면 따끈한 고기로 축하 파티를 열죠.”
그가 말을 하며 무심히 고개를 돌리자 구석에서 말없이 탕을 마시고 있는 청년이 눈에 들어왔다. 이천후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저 기린 녀석, 꽤 숨긴 게 많군.”
차가운 인상의 청년은 다름 아닌 신마기린이 변신한 모습이었다. 조민희는 쾅 하고 달려가 그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툭 찔렀다.
“얼른 아버지한테 말해봐. 몇 그릇 더 마실 수 있을 것 같아?”
청년은 귓불이 붉어진 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략 다섯... 아니, 여섯 그릇쯤...”
“말도 안 되는 소리 말고!”
이천후가 조민희를 흘깃 째려보았다. 그런데 신마기린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기린마의 골수를 흡수하며 혈맥이 각성된 이후 그는 자신에게 새 생명을 준 조민희를 마치 혈육처럼 여기고 있었다.
극광 성자는 그 광경을 보고 혀를 찼다.
그렇게 넷은 계속해서 잔을 주고받았고 그러다 열세 번째 그릇에서 조민희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그녀 몸 안에 숨어 있던 내상이 솟구치는 정기에 자극을 받아 요동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대로 더 마셨다간 큰일이 날 수도 있었다.
“열네 그릇째야!”
모두가 경악한 가운데 이천후와 신마기린, 그리고 극광 성자가 열네 번째 그릇을 들이켰다.
하지만 여기까지가 한계였다. 극광 성자는 결국 버티지 못하고 온몸에서 흰 연기를 뿜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먼저 수련하러 간다.”
그는 말 한마디 남기고 급히 물러났다. 강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가 강한 이유는 통달한 신통과 공간 법문 때문이지, 체력이나 혈맥의 깊이는 이천후에 미치지 못했다.
이제 자리에 남은 건 신마기린과 이천후 단 두 사람뿐이다.
열다섯 그릇. 열여섯 그릇...
열여섯 그릇을 마셨을 때 신마기린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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