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83장
새로 들어온 여자 제자들은 그릇을 손에 들고 멍하니 서 있었다. 그들은 신수 고기로 국을 끓이는 장면을 난생 처음 봤다.
그중에서도 청이는 제법 배짱이 있었는지 고개를 젖히고 국을 반 그릇이나 단숨에 들이켰다. 그러자 얼굴이 금세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의 온몸에서 하얀 김이 뿜어져 나왔고 삶은 새우처럼 몸을 웅크리며 땅바닥에 구르기 시작했다.
이 광경을 본 주연은 겨우 한 모금만 머금었는데 그 순간 오장육부가 북처럼 울려댔다. ‘쿵쿵’ 울리는 소리에 눈앞이 아찔해질 지경이었다.
수련이 더 얕은 여자 제자들은 더 심했다. 국물이 입에 닿자마자 비명을 질렀다. 그 뜨거운 탕약은 목을 타고 들어가더니 마치 끓는 홍수처럼 경맥 안을 휘몰아치고 있었다.
“다리 꼬고 정신 집중해요!”
이천후가 소매를 휘젓자 수십 줄기의 맑은 기운이 그녀들의 정수리에 스며들었다. 청이의 등 뒤에서는 아홉 개의 기륜이 떠오르고 주연의 머리 위엔 삼화가 모여 빛났다.
뜰 안에서 경지를 돌파하는 빛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그녀들이 약력을 천천히 정제하며 안정을 되찾자 영동경에 갇혀 있던 여자 제자들 대부분이 족쇄를 깨고 돌파에 성공했고 그중 몇 명은 무려 세 경지를 연달아 뛰어넘어 화령경의 문턱에 발을 걸칠 지경에 이르렀다.
그중에서도 주연의 변화는 이천후조차 놀랄 만큼 극적이었는데 그녀는 한 그릇 가득한 보약을 억지로 들이켜 경맥이 순간적으로 전부 끊겨버렸다. 매끈했던 몸은 풍선처럼 부풀어올랐고 피부엔 거미줄 같은 혈흔이 갈라지며 진붉은 피가 터져 나와 금방이라도 몸이 터져 죽을 것처럼 보였다.
다행히 이천후가 재빨리 그녀의 등 뒤에 손을 얹고 진기를 강제로 눌러 약력을 진정시켰다.
얼마 후 그녀가 숨을 고르자 온몸이 은은한 청빛으로 빛났고 수련이 화령경 초기를 훌쩍 넘어 중기까지 치솟았다. 기운은 여전히 요동치고 있었고 후기를 넘보는 기세가 뚜렷했다.
오대 산채 출신 무사들의 반응은 더 대단했는데 그들은 본래 파성후 보약으로 체질을 강화한 경험이 있어 몸이 여자 제자들보다 몇 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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