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19장
“만악 성자는 그때 대체 어떻게 해낸 거지?”
이천후는 입 안 가득 고인 황금빛 피를 토하며 중얼거렸다.
이때 그의 손바닥 위에서 신비한 무늬가 희미하게 깜빡이고 있었는데 그것은 대제선경이 극한까지 운행되었을 때만 나타나는 징조였다.
사방에서 몰려드는 화정은 마치 밀물처럼 밀려오다가 항상 마지막 순간에 허무하게 흩어졌다.
이천후는 분명히 제10영동의 윤곽을 느끼고 있었다. 바로 눈앞에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곳에 있음에도 투명한 유리막 하나가 그것을 가로막고 있는 것처럼 결코 그 얇은 장막을 찢어내지 못했다.
“영동 극경은 정말 너무 어렵네. 조건이 까다로운 것도 모자라 환경과 기연까지 전부 갖춰야 하다니. 천시, 지리, 인화, 하나라도 없으면 안 되는 건가...”
이천후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고 산바람이 깨진 바윗조각을 실어 나르며 온통 피투성이인 그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이때 그의 단전에서 제10영동의 소용돌이가 미친 듯이 돌아가고 있었고 그것은 이천후의 진원을 그대로 빨아들이며 완성시키려 발버둥치고 있었다.
멀리서 자주색 옷을 입은 소년이 허공을 딛고 한 걸음씩 다가오고 있었는데 그의 손에서 한기 어린 창광이 번뜩이고 있었다.
이천후는 자신도 모르게 부들거리는 손끝을 내려다보았고 아주 잠깐 ‘포기’라는 두 글자가 머릿속을 스쳤다.
‘고대의 대능자들처럼 먼저 도를 증명하고 나중에 천천히 원만한 경지에 도달하는 방법을 택해야 했나...’
역사에 이름을 남긴 대제들조차 모든 경지를 극경까지 수련한 건 아니었다. 이천후는 문득 자신이 지금까지 걸어온 수련의 길이 너무나 절박하고 무모한 것이었는지 되돌아보았다.
항상 모든 경지를 완벽하게 극경으로 만들려 한 그 집착이 어쩌면 그를 파멸로 이끌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단 한순간만에 산산조각 났다.
이천후는 이미 지평선 너머에서 떠오르는 새벽빛처럼 희미하지만 확실한 성공의 조짐을 봤다.
‘이쯤에서 포기하겠다고? 웃기지 마!’
이천후는 이빨로 자신의 혀를 물었고 피 맛이 혀끝을 감도는 순간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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