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69장
더 멀리서 우르릉거리는 뇌성 같은 소리가 울려 퍼졌고 사방팔방에서 고대 천교들이 물결처럼 밀려왔다. 검게 뒤덮은 그 대오의 모습은 마치 움직이는 성벽 같았다.
수많은 전장을 넘나들었던 이천후마저 그 순간만큼은 눈빛이 약간 흔들렸다. 조금 전 요광 성자와 벌인 격전으로 체력이 대부분 소진된 상황이라 그런 그 앞에 하늘을 가릴 정도로 몰려든 적들이 펼쳐졌으니 그가 아무리 전투력으로 이름난 강자라 해도 버티기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이천후는 단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고 그저 천천히 제곤을 높이 들어올릴 뿐이었다.
그 순간 그의 전의는 산을 쓸고 내려오는 홍수처럼 거칠게 폭발했다.
‘못 이겨도 스무 명쯤은 내 손에 죽을 거야. 그러면 됐지, 뭐. 싸우자!’
“사람 많으면 다냐?”
그런데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허공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극광 성자가 허공을 가르며 등장했고 그가 휘두른 날카로운 기운은 이천후의 옆에서 십 장의 냉기를 그어냈다.
곧이어 하늘이 요동쳤고 봉무의 화려한 수레가 구름을 찢고 나아오며 그 위압만으로도 지존연맹의 무리들 모두 피가 역류했다.
쿵. 쿵. 쿵.
하늘을 울리는 용의 울음, 불을 딛고 등장하는 기린, 그 뒤를 따라 네 명이 허공을 찢고 등장했다.
용명 성자는 반룡곤으로 구름을 휘저었고 기린 성자는 전신에서 타오르는 화염으로 하늘을 태웠다. 천록 성자는 손에 쥔 팔괘경으로 별자리를 움직였고 계합 성자는 등 뒤에 떠 있는 천 검으로 바로 검진을 만들어 이천후와 철통 방진을 구축했다.
“지존연맹, 너희를 참아주는 것도 이제 끝이야!”
이때 차가운 여인의 목소리가 구천에서 내려왔는데 알고 보니 민예담이었다.
달빛을 밟고 내려오는 그녀는 하늘에서 내려온 신녀 같았고 소복 같은 흰색 치마 자락이 강풍에 펄럭거렸고 미간의 주사홍점에서는 만 장의 하광이 흩날렸다.
천기 성지의 둘째 성녀인 민예담이 가녀린 손을 들자 온 하늘의 성휘가 날카로운 검으로 변해 지존연맹 무리들의 머리 위에 매달렸다.
쿵.
그녀가 참전하는 순간 전장은 마치 거대한 폭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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