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73장
이것이 바로 황촌 무리의 강점이었다. 그들은 미련 따윈 없었다. 비선성에 어떤 산업 기반도 두지 않았기에 발 뺄 일도 없고 떠날 때는 그저 가볍게 사라졌다.
털고 도망치고 그게 끝이었으며 아무런 얽힘도 없었다.
하지만 지존연맹은 달랐다. 그들은 비선성 안에 대규모 산업망을 구축하고 있었으며 북제 혼자만 해도 그의 명의로 수백 개의 점포를 소유하고 있었다. 이런 정보는 조금만 발품을 팔면 누구나 알아낼 수 있는 공개된 비밀에 가까웠다.
...
북제 성자의 분노에 찬 포효가 비선성 하늘 위를 맴돌며 탁재환을 자극하려 했으나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남구에서 천지를 가르는 폭음과 함께 불기둥이 하늘을 뚫고 솟구쳤다. 마치 북제 성자의 뺨을 그대로 후려친 듯한 일격이었다.
그의 이름으로 운영되던 외진 곳에 숨겨진 거래소가 탁재환 일당의 정밀하고 냉혹한 습격에 그야말로 종잇장처럼 찢겨나갔다. 경비로 배치된 측근 몇 명은 경보도 울리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즉살당했고 내부에 쌓아두었던 온갖 비밀 보물들과 불법 물자, 재화들까지 모조리 털렸다.
그리고 탁재환 일당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기름을 사방에 뿌려댔고 정제된 강철조차 태워버리는 흉렬한 화염이 폭발하듯 솟구치며 건물과 내부의 모든 흔적을 순식간에 하얗게 태워버렸다.
“끄아아아! 탁재환, 내가 너를 만 번 쪼개어 죽이겠어!”
북제 성자는 전차 위에 서 있었고 두 눈이 충혈된 채로 절규했다. 그의 온몸에서 붉은 안광이 솟아올라 주변 공기마저 불태울 듯 뒤틀렸다.
그가 정성 들여 구축해둔 비선성 전역의 산업 네트워크가 불과 얼마 되지 않는 시간 안에 연속으로 초토화당한 것이다. 그것도 가장 경비가 약하고 드러나지 않은 ‘약점’들만 정밀하게 골라 파괴해버렸다. 그 정밀함은 거의 예술적이기까지 했다.
굴욕은 물론이고 천문학적 피해까지 입은 북제는 거의 이성을 잃기 직전이었다. 그는 철창 속에 갇힌 폭군처럼 분노의 에너지를 품었지만 그것을 쏟아부을 대상조차 없었다.
“비열하고 추잡하며 더러운 놈들!”
북제의 이가 덜덜 떨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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