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83장
비록 세계수 묘목 덕분에 실력이 폭발적으로 상승했지만 이천후는 결코 그것에 취해 자만하거나 경솔해지지 않았다.
지금 지면 아래를 가득 메운 천마 대군은 마치 끝없는 바다처럼 밀려들고 있었고 그런 천마 대군을 혼자 힘으로 모조리 섬멸하겠다는 건 그야말로 잠꼬대나 다름없는 망상에 불과했다.
‘도적을 잡으려면 먼저 그 두목을 제압하라.’
이천후는 그렇게 판단했다. 시천마군만 제거할 수 있다면 그들의 모든 음모 역시 흔들리고 무너질 것이다.
그는 주저할 시간이 없었다. 지금 이 순간 극광 성자를 비롯한 천교들조차 무시무시한 천마 대군의 사생결단식 맹공 속에 고작 외로운 조각배에 불과했으니 조금이라도 지체한다면 정말로 그들 모두의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눈앞에 있는 시천마군은 이미 완전히 미쳐 있다. 그의 마체는 격렬하게 떨리고 있었고 마안은 핏빛처럼 새빨갛게 물들어 온통 뒤엉킨 혈사로 뒤덮여 있었으며 그의 입에서는 짐승 같은 울부짖음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아아아! 저주받을 놈들, 너희는 다 죽어야 해! 전부 죽어버려야 해!”
시천마군의 목소리는 쉰 채로 일그러졌고 안에 담긴 원한은 세상을 통째로 불살라버릴 듯한 살기가 넘쳐흘렀다.
“그건 마라 대성께서 하사하신 절대무상의 성수였어! 내 일생의 근본, 신화경 정점에서 모든 신통을 융합하고 불멸의 성대를 주조하려던 마지막 희망이었단 말이야! 그런데 다 사라졌어. 다 망가졌어. 그 더러운 나무뿌리에게 모조리 빨려버렸어!”
“이 몸은... 반드시 너희를 산 채로 발라낼 거야! 너희 살, 피, 영혼 하나도 남김없이 쥐어짜서 가장 더럽고 가장 고통스러운 천마 사리로 만들겠어! 영원무궁토록 마화에 지지고 끓게 만들 거야! 그래야 본좌가 잃은 것의 억만 분의 일, 겨우 그 정도는 보상받을 수 있을 테니까!!”
그의 포효 속에는 삼강오해를 기울인다 해도 씻어낼 수 없는 원한이 담겨 있었다.
그 보리의 성수는 그가 마도 최고의 경지에 오르기 위한 마지막 희망이었으니 그것이 무너진 지금 그는 완전히 분노와 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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