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8장

전장 전체는 물론 그 너머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관전 구역까지 모든 이가 마치 심장을 옥죄는 듯한 강렬한 압박에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마치 하늘 전체가 납덩이처럼 무겁게 내려앉아 세상을 짓누르고 있는 것 같았고 수련이 다소 약한 자들은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버렸으며 두 다리가 풀려 그대로 무릎을 꿇을 지경에 이르렀다. “이건 고대로부터 전해 내려오던 실전된 이형 이상 ‘해돋이’예요!” 민예담은 숨을 삼키며 외쳤다. “만절 성녀가... 이런 금기 수준의 이상을 완성했다고?” 이건 단순히 힘이 강하다는 차원이 아니었다. 천지의 법칙 그 본질에 가까운 어떤 의경에 닿았다는 의미였고 이는 곧 절대적인 잠재력의 상징이기도 했다. 이천후 역시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비록 직접 싸움에 뛰어든 건 아니었지만 단지 그 이형 이상이 퍼뜨리는 여진만으로도 그의 육체가 고통을 느낄 정도였다. 고작 곁에서 지켜보는 것일 뿐인데도 말이다. 만절 성녀의 이번 한 수의 위력은 이미 상상을 초월하는 경지에 도달해 있었다. “이 ‘해돋이’ 신통만으로도 만절 성녀는 현세의 천하를 단숨에 압도할 수 있어. 그 어떤 천재라도 저 앞에선 그림자도 되지 못할 거야...” 누군가 감탄인지 두려움인지 모를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형 이상의 일환으로 드러난 저 붉은 해는 산하가 구현된 공간 속에서 천천히, 그러나 확고하게 솟아오르고 있었다. 겉보기엔 느리지만 그 움직임 하나하나가 마치 천지를 갈아엎고 질서를 재편하는 말 그대로 ‘개벽’의 권능을 품고 있었다. 그 빛은 단지 어둠을 밝히는 차원이 아니었다. 이 시공 전체의 지배자처럼 군림하며 이 세계를 완전히 장악해버린 듯한 무한한 압도감이었다. 신광이 밀물처럼 몰아치며 공간 하나하나를 잠식해 나가고 그 아래 천지의 모든 색은 사라졌다. 형체조차도 흐릿해져 마치 이 세상에 남은 것은 오직 서서히 솟아오르는 한없이 위엄 찬 붉은 태양뿐인 것 같았다. 그 장면을 바라보던 모든 수련자들은 혼이 빠져나갈 듯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이건 단순한 착각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