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9장

바로 그 미미해 보였던 단 한 치의 상승이 이루어지는 순간 이형 이상의 전체 압력이 순식간에 폭등했다. 전설에 따르면 이 해돋이 이상의 태양이 천중의 정점, 즉 하늘 한가운데까지 완전히 솟구치게 되면 그에 담긴 위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경지에 도달하는데 그 힘은 산을 옮기고 바다를 메우며 하늘을 찢고 대륙을 산산조각 낼 정도로 무자비하고 압도적이다. 그 날카로운 살기는 경계의 벽마저 무시하고 뛰어넘어 자신보다 수련이 훨씬 뛰어난 자들조차도 단칼에 벨 수 있을 만큼 압도적인 권능을 지녔는데 그것은 곧 천지의 권한에 손을 대는 진정한 ‘절대력’이었다. 만약 김치형이 화신갑을 걸치지 않았더라면, 그 희생적인 방어력으로 충격 대부분을 상쇄하지 못했더라면 그는 저 해가 솟아오른 첫 순간에 이미 육신과 신혼 모두 소멸되었을 것이다. 슈슈슈슈... 이때 태양은 천중의 정점에 다다르며 이형 이상의 가장 파괴적인 형태를 드러냈다. 이제는 단순히 빛의 폭류를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살아있는 심장처럼 격렬하게 맥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억만 겹으로 정제되고 눈으로는 도저히 응시할 수 없을 만큼 찬란한 신광은 마치 생명을 지닌 존재처럼 변화하여 수없이 많은 미형 금오, 태양의 신조로 변했다. 그 금빛 태양조들은 양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을 가득 메우고 모든 것을 태워 없앨 듯한 불꽃의 숨결을 뿜으며 구천 위에서 무수히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끝도 없이 몰려들었고 번개보다도 빠르게 하강하며 전장을 통째로 집어삼켰다. 그리고 각각의 신조가 남긴 궤적은 허공을 찢고 긴 시간 동안 지워지지 않는 작열의 흔적을 그리며 공기를 찢는 듯한 비명 섞인 금속음을 울렸다. 그 찰나 이 하늘과 땅 전체는 순수한 태양의 진화로 구성된 멸망의 비에 잠겼다. 눈부신 금빛이 모든 시야를 뒤덮고 귀에는 날개 짓 소리와 공간을 찢는 신광의 울부짖음만이 가득했다. 이곳은 더는 인간의 전장이 아니었고 전설 속 태양신궁이 현실에 강림한 듯한 광경이 펼쳐졌는데 그 자체가 무한한 신성과 파괴를 품은 세상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