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62장

“세상에! 치형 씨는 정말 저희의 귀감이에요! 저 눈깔이 정수리에 달렸다는 만절 마녀를 토혈하게 만들고 패주시키다니! 우리 천기 성지 역사상 이런 일은 처음이에요!” 분홍색 옷을 입은 한 여자 제자가 얼굴을 시뻘겋게 달아오른 채 비명을 질렀다. 그 고음은 거의 고막을 찢을 듯 날카로웠다. “너무 강하고 너무 멋져요! 치형 씨, 제발 황촌으로 돌아가지 마요! 그냥 여기에 남아서 이천후 선배님이랑 같이 우리 천기 성지의 사위가 되어 주세요! 저희의 행복은 두 분께 달렸단 말이에요!” 초록색 치마를 입은 또 다른 소녀는 아예 노골적으로 구애를 던지며 주위의 환호를 이끌었다. “맞아요, 맞아요! 치형 씨는 뼈대도 신비롭고 몸에서 뿜어 나오는 기운도 범상치 않아요! 치형 씨는 분명히 대제가 될 상이에요! 저는 비록 보잘것없는 사람이지만 절세미녀 선배님들과 천재 사매들을 몇 명 아는데요, 제가 중매 좀 서드릴게요! 제국 후궁 구성까지 책임질게요! 후궁 화목, 제업 만대 보장입니다!” 꽤나 열정적인 여자 제자가 아예 김치형의 황제 청사진까지 짜기 시작했다. ... 평소엔 점잖고 도도하던 천기 성지의 성녀들이 이 순간만큼은 완전히 본성을 드러냈다. 입은 물론이고 손까지 분주하게 움직이며 그 말과 행동은 마치 터져나온 용암처럼 뜨거웠다. ‘쓰다듬기’나 ‘당기기’ 같은 표현으론 부족했다. 그야말로 난잡하게 손이 오가고 혼돈의 카오스가 벌어졌다. 누군가는 아예 대놓고 김치형의 팔 근육을 붙잡고는 쇠처럼 단단한 감촉에 감탄사를 터뜨렸고 누군가는 전투 중 에너지 폭발에 찢겨 나간 그의 누더기 옷깃을 손에 쥐고 야릇하게 웃었다. 심지어 아예 대담무쌍하게 손끝을 슬쩍슬쩍 움직여 그의 뚜렷한 턱선과 부드럽게 오르내리는 목젖 근처를 슬쩍 건드리는 여자 제자까지 등장했다... 쉭. 이렇게 갑작스럽고도 강렬한 향기와 화장품 냄새가 뒤섞인 온갖 ‘공격’에 둘러싸이자 김치형의 얼굴은 그 찬란한 전투의 냉철한 위엄이 무색하게 눈에 띄게 붉어지기 시작했다. 이마에서부터 시작된 홍조는 목덜미까지 타오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