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84장
그 숫자는 천문학적인 수치였고 마치 구천에서 떨어진 천뢰처럼 이천후의 정수리를 정통으로 강타했다. 그의 눈동자 깊은 곳에 비친 것은 분노가 아니라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충격이었다.
“사흘 동안 칠... 칠백만 근의 오품 정석을 모았다고?”
이천후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허벅지를 꼬집었다. 혹시 지금 무슨 환술이라도 걸린 게 아닌가 싶어 의심이 들 정도였다.
“황보재혁, 너 지금 나를 가지고 노는 거냐? 이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
이건 단순한 폭리가 아니라 강도질이었다. 아니, 강도질도 이렇게 빠르진 않다.
황촌은 용문 보물 광맥을 차지하려고 피투성이가 되도록 싸웠고 생사의 위기를 넘긴 끝에 겨우 사백만 근 남짓을 얻었다. 그런데 눈앞의 이 교활한 자는 고작 사흘 만에 그 두 배 가까운 정석을 갈취했다는 말인가?
그 엄청난 격차는 이천후에게 일순간 현기증을 일으킬 정도의 충격이었다.
황보재혁은 손을 비비며 간신히 목소리를 가다듬어 말했다.
“정말입니다! 제가 간이 백 개라도 이런 일로 대사님을 속일 수는 없지요! 대사님께선 세속을 초월한 고인이시니, 아마 이 아래 세상에서 ‘명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부를 움직일 수 있는지 실감 못 하실 겁니다!”
이천후가 당장 폭발하지 않는 것을 보자 황보재혁은 다소간 배짱이 생긴 듯 말을 이어갔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비선성이 어떤 곳입니까? 천로의 중심지이자 억만 생령들이 모여드는 곳이며 고수와 하수, 영웅과 악당이 뒤섞여 들끓는 곳이지요. 그런데 황촌에 들어가고 싶다고요? 이천후 대사님의 문하에 들고 싶다고요?”
“그건 말 그대로 강물이 바다로 흘러드는 격입니다! 매일 제 접수처에 오는 수가 만 명은 족히 넘습니다. 그것도 최소치로 잡아서 그렇지요. 각자 삼품 정석 오백 근씩만 걷어도 말 그대로 금 덩이가 쏟아지는 장사입니다!”
“게다가 말입니다, 대사님께서 이 며칠 사이 더더욱 위명을 떨치시고 이름이 천하를 울리기 시작했잖습니까? 그 덕분에 제가 조금, 아주 조금만 접수 비용을 인상했을 뿐인데...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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