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06장
죽음의 그림자가 이토록 선명하게 드리운 적은 없었다. 격통과 법칙의 침식, 그리고 끝없는 죽음의 추격 속에서 이천후의 눈에 절망이 아니라 오히려 온 세상을 불태울 듯한 거침없는 광기와 불굴의 기세가 타올랐다.
“이딴 찢어진 폐지 쪼가리, 흩어져 가는 황제의 잔재 따위가 감히 내 목숨을 노려?”
“도망치려고? 웃기지 마. 내 사전에 도망 따윈 없어!”
하늘을 찢어버릴 듯한 포효가 이천후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 터져 나왔다. 그는 내달리던 몸을 억지로 멈추고 마치 뿌리를 내린 거목처럼 두 발로 대지를 짓이겨 깨부수더니 번개처럼 몸을 돌렸다.
그 금빛 분노의 불길이 이글거리는 눈동자는 하늘 높이 서민국 머리 위에서 천위를 뿜어내는 황금빛 법지를 사정없이 꿰뚫었다.
이전보다도 더욱 사납고 결연한 살기가 마치 태고의 흉수가 완전히 깨어난 듯 거세게 폭발했다.
상대의 법지 공격은 하늘과 땅을 뒤덮으며 피할 길을 완전히 차단했고 그를 절체절명의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 무의미한 도주는 결국 기력을 소모해 스스로를 활처럼 내맡길 뿐이었다.
이 난국을 깨뜨릴 길은 단 하나, 공격으로 공격을 맞받아 정면에서 분쇄하는 것. 그리고 그 순간 번갯불처럼 중요한 한 생각이 이천후의 뇌리를 스쳤다.
바로 천로의 규칙인데 인간족과 요족의 고대 대제가 힘을 합쳐 만든 이 시련의 길에는 절대적인 금기가 있다. 성급의 힘은 그 어떤 경우에도 허락되지 않으며 경계를 넘어선 힘이 나타나는 순간 천로의 규칙은 이를 즉시 감지해 가차 없이 말소시킨다.
그래서 천로 위에서는 왕급 신병이 힘의 끝이며 성기가 전혀 통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서민국이 이 법지를 꺼내 쓰고도 천로 규칙의 제재 없이 나를 공격할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 이른바 ‘인황 법지’라 불리는 이 물건이 본질적으로 성급의 경계를 넘지 못한 힘이라는 것이다. 왕급의 범주 안에 머물러 있을 뿐이지 그 경지의 끝자락에 닿아 있을 뿐이다.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이천후의 마음속 마지막 주저는 눈 녹듯 사라졌다.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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