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07장
무상의 신재로 주조된 초기 제병 천조제곤은 이 순간 완전히 본모습을 드러냈다. 거기서 부서질 수 없는 강도와 꺾을 수 없는 날카로움이 폭발하듯 피어올랐다.
이천후는 양손으로 곤을 움켜쥐고 한 번 또 한 번 거칠고도 압도적인 기세로 허공에 매달린 인황 법지를 사정없이 내려쳤다.
쨍. 쨍. 쨍. 쨍.
매 번의 충돌음은 구천의 뇌격처럼 울려 퍼졌고 눈으로 볼 수 있을 만큼 거대한 충격파가 파괴의 물결처럼 사방으로 미쳐 날아갔다. 이미 폐허가 된 전장은 그 여파로 다시 한 번 깡그리 갈려나갔다.
겉보기에는 금단의 권위를 상징하는 불멸의 금빛 문서 같았던 인황 법지였으나 천조제곤의 맹렬한 타격 아래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매 한 번의 충돌마다 금빛 표면이 요동치고 그 위를 따라 머리카락보다 가는 균열이 번져나갔다.
까직...
짧지만 섬뜩하게 또렷한 파열음이 마치 전장의 모든 영혼 깊숙이 울려 퍼진 듯 들려왔다.
그 순간 전장은 죽은 듯 고요해졌고 모두가 마치 시간 속에 얼어붙은 듯 움직임을 잃었다. 그들은 입을 벌린 채 눈이 튀어나올 듯 부릅뜨고 미친 듯 곤을 휘두르며 인황 법지를 내리찍는 한 사내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천후는 지금 한 사람의 힘으로 자신의 살과 피로, 그리고 손에 쥔 흉병 하나로 인간 세상 최고 권위의 상징이자 대요 인황의 절대적 존엄을 담은 법지에 맞서고 있었다.
아니, 맞서고 있는 것을 넘어서 그것을 부수려 하고 있었다.
이게 가능하단 말인가? 이게 사람이 할 수 있는 짓인가?
전장을 지켜보던 이들의 마음속에 바다를 뒤집는 폭풍과도 같은 충격이 몰아쳤다.
“망언이다! 인황의 의지는 지고지순하여 감히 모욕할 수 없어! 이런 무도한 짓은 곧 죽음을 부르는 짓이야!”
어린 비구니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전장을 찢으며 울려 퍼졌다. 그 커다랗게 치뜬 눈동자 속에는 허공에 뜬 법지가 비쳤고 그 빛은 거의 광신에 가까운 경외를 품고 있었다.
그 말에 응한 것은 조민희였다. 그녀의 청아한 목소리는 마치 금옥이 부딪히는 듯 맑고도 단단했으며 그 속에 오묘한 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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