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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9장

서민국의 목구멍에서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는 인황의 법지가 스스로 붕괴하기를 기다릴 틈조차 없이 마치 온몸의 뼈가 전부 뽑혀나간 듯 흐물거리는 진흙덩이가 되어 입 안 가득 검은 피를 토해냈다. 그리고 몸이 격렬하게 경련하더니 하늘을 향해 목을 젖힌 채 그대로 뒤로 벌렁 쓰러졌다. 주인을 잃은 그 찢겨진 법지에서는 순식간에 눈부신 광휘가 물결이 꺼지듯 사라졌고 얽히고설킨 법칙의 신령한 사슬은 뿌리부터 끊어지며 허공 속으로 흩어졌다. 조금 전까지 천지를 진동시키던 ‘살’ 자마저 비눗방울 터지듯 부서져 사라졌으며 법지는 완전히 빛을 잃은 채 무력하게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더 이상 신이 깃든 물건이 아니라 그저 낡은 종잇조각일 뿐이었다. 승부는 이미 갈렸다. 이천후는 온몸을 찌르는 고통과 어지럼증을 억누르며 번개 같은 냉광을 눈빛에 담았다. 그는 주저 없이 발을 힘껏 내디뎠고 그 순간 그의 형체는 마치 어둠 속에서 튀어나온 유령처럼 공간을 찢고 사라졌다. 휘익. 법지가 땅에 닿는 찰나 이천후는 이미 허공을 가르며 쓰러진 대요 황자의 눈앞에 서 있었다. 피로 물든 제곤이 그의 손에서 서늘한 살의를 머금은 채 승자의 압도적인 위세와 함께 서민국의 미간을 겨눴다. 스륵. 곤두세운 곤끝이 아직도 완전히 내려찍히지 않았건만 그 예리하고 무자비한 기세만으로도 황자의 이마 위에는 뼈가 드러나는 직선의 깊은 상처가 벌어졌다. 뜨겁고 붉은 피가 콧등 양옆을 타고 흘러내려 보는 자의 등골을 서늘하게 했다. “넌 졌어.” 이천후의 목소리는 구천 한기와도 같이 싸늘했고 그 한마디가 전장을 뒤덮은 결말을 선언했다. 피가 흘러내려 서민국의 일그러진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그는 흙먼지 속에 쓰러져 기력이 바닥나 손가락 하나조차 들 수 없는 상태였다. 그야말로 이천후의 발끝에 놓인 생선 토막에 불과했다. 이천후가 손목에 힘만 주면 제곤은 아무런 방해 없이 서민국의 두개골을 꿰뚫어 몸과 혼을 완전히 소멸시킬 수 있었다. 절망이 서민국의 정신을 완전히 집어삼켰다. 그는 두 눈을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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