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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0장

이천후의 입꼬리가 서서히 말려 올라가며 냉혹한 곡선을 그렸다. 그는 대요 황자의 이마에 난 상처 위로 제곤을 살짝 굴리듯 눌렀다. “하찮은 한 나라의 황자가 고작 뒤에 있는 그 세력으로 나를 누를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의 목소리는 싸늘했고 이어지는 한마디는 서민국의 숨을 틀어막았다. “서민국, 넌 계산을 잘못했어.” 서민국의 입꼬리는 극심한 경련을 일으켰고 목구멍에서 낡은 풀무처럼 거친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를 내려다보는 이천후의 눈빛은 세상 모든 것을 무시하는 듯한, 법도와 권위조차 아랑곳하지 않는 광기 어린 시선이었다. 그 순간 서민국은 깨달았다. 이자는 정말로 두려울 것이 없는 사나이였다. 자신이 믿어온 모든 배경과 권위가 이 사람의 눈에는 그저 먼지에 불과했다. “하.” 서민국의 입가에 힘없이 차가운 웃음이 번졌다. “네가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황권을 업신여기며 불법마저 짓밟겠다면 차라리 지금 죽여. 나 서민국은 어쨌든 대요 황자야. 내 몸엔 천자의 피가 흐른다고! 옥처럼 부서질지언정 기와처럼 구부러져 살진 않겠어. 너에게 꼬리 흔들며 목숨을 구걸할 일은 절대 없어!” 그는 눈을 감고 목을 곧게 세웠다. 그것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려는 황자의 마지막 체면이었다. “쩝...” 이천후가 고개를 약간 기울이며 그를 살펴보았다. “천자의 피를 이은 귀한 몸이 왜 이렇게 목숨을 가볍게 버리려 할까?” 그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네 목숨을 빼앗아서 뭐하냐? 우리 사이에 사실 원한이랄 것도 없어. 그냥 천로에서 맞붙어 각자 실력으로 겨룬 것뿐이지. 꼭 이렇게 너 죽고 나 사는 길로 가야겠어?” 이천후의 눈빛이 송곳처럼 날카롭게 서민국의 감긴 눈꺼풀을 찔렀다. “왜 내가 제시한 그 방법을 선택하지 않는 거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선택지인데.” 그 말은 서민국의 마음속 고요한 물결에 거친 파문을 일으켰다. 죽고 싶은 자가 어디 있으랴. 하물며 서민국은 대요 황실의 가장 존귀한 황자 중 한 명이었고 어릴 적부터 누려온 부귀와 권세, 앞으로 펼쳐질 무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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