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16장
탁재환은 죄목을 하나 말할 때마다 이마를 땅바닥에 세게 찧었다. 처음엔 멍하니 지켜보던 구경꾼들이 곧 경악으로, 마지막엔 숨소리조차 삼킨 침묵으로 변했다.
사람들 입은 계란 한 알을 통째로 넣어도 들어갈 만큼 벌어져 있었고 눈알은 빠질 듯이 커졌다.
‘아니, 이게 무슨 황당한 폭로람?’
그러나 가장 충격에 빠진 건 조상민과 문흑곤을 비롯한 탁재환의 측근들이었다. 왜냐하면 탁재환이 내뱉는 죄목은 모조리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중 상당수는 바로 그들과 함께 벌인 짓이었다.
조상민의 얼굴빛은 잿빛으로 질렸고 문흑곤은 아예 몸이 파르르 떨렸다. 이건 형제들끼리 절대 밖에 새지 않기로 무덤까지 가져가기로 했던 흑역사였다.
그런데 지금 탁재환이 무슨 미친 귀신에 씌었는지 그걸 다 까발리고 있는 것이다. 이 소문이 마을 밖으로 나가면 앞으로 황촌에서 어떻게 얼굴을 들고 살란 말인가?
“형님, 미쳤어요? 그만해요! 더는 말하지 마요!”
조상민이 성큼 달려들어 있는 힘을 다해 탁재환의 입을 틀어막았다. 문흑곤과 다른 놈들도 덩달아 달려들어 여기저기서 팔이며 어깨며 붙잡으며 제압하려 애썼다.
“으으으!”
탁재환은 입이 막힌 채로 둔탁한 신음소리를 냈다.
그러다 갑자기 평소보다 훨씬 강한 힘이 몸속에서 폭발하더니 달라붙은 놈들을 마대자루 집어던지듯 힘껏 뿌리쳐 버렸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고 죄를 고백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저에게는 더 큰 죄가 있습니다! 그 다음 해 제자는 조상민 그놈과 짜고 몰래 산을 빠져나가 청석진의 취향루로 갔습니다! 우리는 그곳에서...”
그의 찢어지는 듯한 절규와 함께 터져 나오는 자백은 점점 더 노골적이고 점점 더 파괴적이었다. 마치 볶는 콩 튀듯 터져 나오는 죄목 하나하나가 폭탄이었다.
구경하던 모든 이들이 멍해졌다. 이건 미친 게 분명하다. 아니, 미쳐도 이렇게까지 광란의 자폭을 할 수 있나? 그야말로 알몸으로 장터를 질주하는 것보다 더한 굴욕이었다.
탁재환이야 체면을 내다 버렸으니 그렇다 쳐도 같이 얽힌 형제들은 무슨 죄일까.
그러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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