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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5장

시간은 고요히 흘러가고 이천후는 온 마음을 집중한 채 수련에 몰두하고 있었다. 약전 위 하늘에 어느새 차가운 달빛이 걸려 있었고 달의 은빛 광휘가 땅 위에 내려앉은 진득한 핏빛 광채와 교차하여 기괴하면서도 장엄한 장면을 빚어내고 있었다. 깊은 밤의 한기가 스며들었으나 수정 진법과 과수들 스스로가 내뿜는 생명력과 뜨거운 기운이 그것을 밀어내고 있었다. 마침내 달 그림자가 서쪽으로 기울고 만물이 숨을 죽인 심야에 이르러 마지막 네 무늬의 혈과 역시 표피에 흘러내리던 에너지의 떨림을 가라앉히더니 다섯 번째 금빛의 무늬가 또렷하고 완전하게 새겨졌다. 마치 보이지 않는 조각칼이 정밀하게 새겨 넣은 듯 완벽한 오문이 형성된 순간이었다. 웅... 열 그루의 혈영과수가 동시에 낮게 울부짖는 듯한 공명을 터뜨리며 온몸에서 붉은 빛을 쏟아냈다. 진득한 혈광은 마치 불길처럼 치솟아 하늘로 번져나갔고 약전 전체가 타오르는 피의 연못처럼 변해갔다. 가지마다 매달린 수백 개의 혈영과가 일제히 찬란한 빛을 발산했다. 과실 하나하나는 알차게 여물어 껍질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했으며 짙은 자주빛 붉은 표피 위로 다섯 가닥의 황금빛 신묘한 문양이 뚜렷이 흐르며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강대한 에너지를 내뿜었다. 수백 개의 오문 혈과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들이 빚어내는 거대한 에너지장은 주변 공간마저 살짝 일그러뜨렸다. 만약 이 광경을 혈영과를 세상에 둘도 없는 보배로 여기는 천기 성지의 성녀들이 목격했다면 단심은 순식간에 흔들리고 두 눈은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정도로 충격에 휩싸였을 것이다. “음?” 이천후가 긴장의 끈을 잠시 늦추고 신의 조화라 해도 좋을 이 광경을 감상하려는 찰나였다. 그 순간 혈영과수에서 비롯된 것이 결코 아닌 극도로 은밀하고 낯선 파동이 불현듯 그의 영대 깊은 곳에서 물결을 일으켰다. 그 파동은 너무도 기묘하고 불시에 다가와, 풍요로움 속에 잠긴 그의 평온을 단숨에 부숴버렸다. 순간 이천후의 눈빛이 날카롭게 번뜩이며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오른손이 번개처럼 품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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