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71장
전신부에는 황보재혁의 전갈이 단 한 줄 적혀 있었다.
[이천후 이장님께서 직접 화염성으로 와 주시길 바랍니다!]
구체적인 사정은 함구한 채 그는 거듭 ‘대사’라는 말만 강조했다. 반드시 이천후가 직접 와서 확인할 만큼 중대한 일이니 이번만큼은 발걸음을 내달려야 한다는 뜻이었다.
“화염성...”
이천후의 눈매가 가늘어졌고 그의 머릿속에 자연스레 그 도시의 위치가 그려졌다. 비선성에서 서북으로 약 삼천 킬로 떨어진 곳에 최근 세워진 수많은 신흥 수성 가운데 하나가 있다.
수도사들의 성을 짓는 속도는 범인들의 상상과는 차원이 달랐다. 산을 옮기고 바다를 메우며 바위를 쌓아 성벽을 세우는 일이 고작 며칠이면 끝나는 것이다.
덕분에 비선성을 중심으로 사방에서 몰려든 수도사들이 저마다 거점을 세우며 성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벌써 천 개가 넘는 크고 작은 도시들이 서로 다른 세력에 속해 빽빽히 자리하고 있다.
그 가운데 화염성은 조금 특별했다. 교통도 불편하고 자원도 빈약하여 모여든 이들은 대부분 문파 없는 그저 그런 평범한 수도사들이었다. 그들은 배경도 힘도 약해 이 신흥 구역의 밑바닥을 차지하고 있는 자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화염성을 떠올리면 누구나 가장 먼저 기억하는 것은 그곳의 지세였다. 그 도시는 거대한 활화산의 분화구 옆에 세워졌고 땅속에서 솟구치는 뜨거운 지기가 쉼 없이 끓어올라 도시 안은 늘 섭씨 80도에서 90도 사이의 열기를 품고 있었다.
불타는 듯한 공기 속에 시야가 아지랑이처럼 뒤틀렸고 평범한 인간들은 도저히 버틸 수 없었다. 하급 수도사조차도 항상 영력을 돌려 더위를 막아야만 숨을 쉴 수 있었다.
성 안의 청석 길바닥은 해와 지열에 갈라져 곳곳에 금이 가 있었고 공기는 응고된 불길처럼 목구멍을 태웠다. 그것을 한 번 들이마시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타들어가며 사람 마음마저 거칠어지고 불안정해질 정도였다.
바로 그 뜨거운 불구덩이 같은 길 위로 여섯 명의 사람들이 거들먹거리며 지나가고 있었고 묵직한 긴장감이 숨 막히게 드리워졌다.
선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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