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76장
쿵. 쿵. 쿵.
겨우 몸을 가다듬은 순간 김봉의 두툼하고 넓적한 얼굴은 돼지 간처럼 보랏빛으로 달아올랐고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치욕이 독불처럼 그의 이성을 활활 태우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늑대 같은 아랫것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하찮은 하인에게 그토록 가볍게 밀려난 것은 그에게 있어 더할 나위 없는 굴욕이었다.
“이 개 같은 놈, 죽여버리겠어!”
붉게 충혈된 두 눈에 살기가 가득 차오르고 온몸의 근육이 폭발하듯 부풀어 오르며 어깨와 팔뚝을 덮은 암금 갑옷이 삐걱거렸다. 김봉은 양손으로 검은 대도를 움켜쥐더니 회색 옷차림의 하인의 머리를 향해 분노와 치욕을 담은 일격을 거칠게 내리쳤다.
이번 공격으로 상대의 목을 베어 치욕을 씻겠다는 듯 그 기세는 무겁고도 거칠었다.
쾅.
그러나 그 하인은 몸을 겨우 흠칫 움직였을 뿐이었다. 미세하다 못해 눈에 띄지 않을 정도의 움직임이었고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검붉은 대도는 그의 어깨를 스치며 허공을 갈라냈다. 이어서 대도는 곧장 두꺼운 목재 탁자에 처참하게 꽂혔다.
꽈직. 콰당.
탁자가 단숨에 산산조각 나며 그 위에 남아 있던 그릇들과 음식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터지듯 쏟아졌다. 그리고 국물과 기름이 바닥에 흩뿌려져 술집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힘을 과하게 실은 탓에 김봉의 칼날은 탁자를 박살 낸 뒤에도 멈추지 못하고 벽 앞에 놓인 거대한 술독에 정통으로 꽂혔다.
쾅. 와장창...
질박한 소리를 내며 술독이 산산조각이 났고 그 속에 가득 담겨 있던 진한 술이 폭포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것이 벽에 앉아 있던 백의 여인의 머리 위로 고스란히 쏟아져 내렸다.
진득하고 강렬한 술 향이 깨진 독 조각의 날카로운 파편 소리와 뒤섞이며 삽시간에 술집을 가득 채웠고 차갑고 묵직한 술물이 그녀의 온몸을 흠뻑 적시며 흰빛의 옷자락을 완전히 달라붙게 했다.
젖은 옷은 그녀의 우아하고도 완벽한 곡선을 그대로 드러내며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술방울은 그녀의 매끄러운 이마에서 코끝, 그리고 매혹적인 턱선을 따라 흘러내리며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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